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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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축하금 200만원, 스톡옵션 최대 1억원.’

원격의료 플랫폼 기업인 닥터나우가 8일 공개한 신규 경력직 직원 채용 조건이다.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이 회사는 인재를 잡기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했다. 정보기술(IT) 분야 개발자 등의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파격적 조건을 내거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닥터나우는 다음달 말까지 IT 개발, 사용자 경험(UX), 세일즈 등의 1년 이상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이전 직장보다 최대 150% 오른 연봉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는 지원자를 고려해 두 차례 하는 면접은 하루에 끝낼 계획이다. 지원서 접수부터 면접, 최종 합격 발표까지 7일 안에 마무리된다. 면접만 봐도 입사 여부와 상관없이 스타벅스 기프티콘, 백화점 상품권 등을 선물한다. 업체 관계자는 “개발자 인력난 등으로 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운 데다 대규모 투자 유치 이후 헬스케어 슈퍼앱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파격적 채용 조건을 내걸었다”고 했다.

누적 이용자가 600만 명에 육박하는 닥터나우는 국내 1위 원격의료 플랫폼이다. 지난 2일엔 4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액이 520억원으로 늘었다. 기업가치는 2000억원을 넘었다. 직원 40여 명인 이 회사가 두 자릿수 신규 채용에 나선 것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한시적 규제 완화’라는 원격의료 서비스 특성을 고려해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겠다는 포석도 깔렸다.

스타트업 간 인재 확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스타트업 직방은 지난 1월 신입 개발자 연봉을 8000만원으로 인상했다. 콘텐츠 스타트업 리디는 최근 경력직 입사자의 연봉을 직전 연봉보다 30%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거액의 스톡옵션과 사이닝 보너스(입사 시 제공하는 일회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곳도 늘고 있다. 패션 커머스 스타트업 브랜디는 2월 신규 경력직 개발자에게 스톡옵션 1억원과 사이닝 보너스 1억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명품 커머스 플랫폼 스타트업 머스트잇도 시니어급 경력직 개발자에게 사이닝 보너스 1억원 또는 스톡옵션 2억원을 제공한다.

일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두나무와 빗썸코리아의 직원 평균 연봉은 각각 3억9294만원과 1억1800만원이었다. 야놀자의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9600만원,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평균 연봉은 93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개발자 구인난에 인재를 추천한 직원을 포상하는 스타트업도 생겼다. 핀테크 스타트업 핀다는 채용 인재 추천자와 입사자에게 각각 1000만원의 상여금을 5년간 분할 지급하고 있다.

이지현/김주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