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톡신 제품이 진화하고 있다. 가루를 희석해 쓰던 제품이 액상형으로 바뀐 데 이어 통증을 줄인 무통제품, 바르는 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보툴리눔톡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제형을 바꿔 차별화에 나섰다는 평가다.

바르고…붙이고…희석없이…'보톡스 전쟁'
칸젠은 세포투과성펩타이드(CPP)를 이용해 피부에 바르는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바르는 보툴리눔톡신을 개발해 상업화하는 내용으로 중소벤처기업부 국가과제에 선정됐다. CPP는 입자 크기가 큰 단백질과 결합해 진피층 안으로 침투할 수 있는 펩타이드다. 이 기술을 통해 바르는 보툴리눔톡신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주삿바늘 없이 투여할 수 있는 제품이나 주름 개선용 화장품도 만들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바르는 보톡스 개발은 난제로 꼽힌다. 미국 바이오업체 ‘레반스’가 개발에 나섰다가 임상 3상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실패했다. 칸젠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흡수력과 결합력이 뛰어난 CPP 기술을 확보했다”며 “동물 피부와 인체 피부 실험을 통해 효능을 입증한 만큼 바르는 보툴리눔톡신 제품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7월 기준 국내에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새롭게 밝힌 업체만 17곳에 이른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1위를 다투던 기존 강자들도 후발주자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제형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휴젤은 무통액상형과 패치형 제품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액상형 제품을 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미국 엘러간은 메디톡스의 액상형 제품 제조 기술을 도입해 미국, 유럽 등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시판 허가를 신청한 뒤 2022년 미국, 유럽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엘러간이 액상형 제품을 판매하면 해당 제품을 모두 메디톡스가 생산하고 판매에 따른 수익 일부를 받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유리 용기인 바이알에 담긴 액상형 제형을 주사기에 다시 담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액상이 처음부터 주사기 안에 담겨 있는 ‘프리필드 실린지’형 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