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 8일 오후 3시 26분

한국전력 채권(한전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채권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전채 입찰에 1조6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려들면서 한전채 발행 물량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날 2년물 2000억원과 3년물 2000억원의 입찰을 진행했다. 2년물에는 4900억원, 3년물에는 1조12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한전은 2년물 1300억원을 연 3.85%에, 3년물 2700억원을 연 3.88%에 발행하기로 했다.

한전채 발행이 재개된 건 지난달 21일 2000억원어치 2년물(발행금리 연 3.89%) 이후 처음이다. 한전채가 일반 회사채 등의 투자 수요를 빨아들이는 ‘구축 효과’를 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발행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 들어 발행된 한전채는 이날 발행 물량까지 포함하면 9조9500원에 달한다. 이 추세라면 조만간 한전채 발행량이 1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한전채 발행량 31조8000억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를 제공하는 한전이 발전사에 대금을 지불하려면 한전채 발행 규모를 늘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전은 이번주 발표할 전기요금 인상 결정을 앞두고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지난해 32조원대의 영업 손실을 냈다. 올해도 10조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와 여당은 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해 ㎾h당 한 자릿수 이내로 소폭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