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와 학계에서 경착륙 및 주가 추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주가가 곧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바닥론’도 제기된다.

미 재무장관을 지냈던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실업률이 4%를 밑돌고 물가가 4%를 넘으면 항상 2년 내 침체가 닥쳤다”며 “특히 물가가 지금처럼 많이 뛰었을 때는 침체 폭이 훨씬 컸다”고 강조했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달 기준 8.6%(작년 동기 대비) 급등했다.

서머스 교수는 “낡은 호텔의 수도에선 따뜻한 물이 나올 때까지 20~30초 기다려야 한다”며 “통화 정책 효과 역시 9~18개월 지연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책 지연 때문에 연착륙이 더 어렵다는 얘기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 중앙은행이 강력한 긴축에 나설 때마다 커다란 금융 위기가 있었다. BofA 제공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 중앙은행이 강력한 긴축에 나설 때마다 커다란 금융 위기가 있었다. BofA 제공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올 가을까지 증시의 고통이 클 것이란 게 역사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계를 분석해보면 오는 10월 19일 S&P500지수가 3000선까지 무너질 것 같다”며 지수가 지금보다 18%가량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하트넷 전략가는 “내년 상승장을 펼쳐질 수 있는 만큼 3600까지 떨어지면 조금 매수하고, 3300까지 밀려면 좀 더, 3000까지 급락하면 많이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샌더스모리스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은 “약세장에선 고점 대비 평균 38% 떨어졌다”며 “증시가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볼 회장은 “비상 시국엔 현금을 10~20% 들고 있는 게 현명하다”며 “조만간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추격 매수는 피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황소 곰 지수'에 따르면 이미 강력한 매수 신호가 나온 상태다. BofA 제공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황소 곰 지수'에 따르면 이미 강력한 매수 신호가 나온 상태다. BofA 제공
억만장자 투자자인 론 바론 바론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조만간 거대한 상승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증시 하락에 따라) 일생에 한 번 뿐인 매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며 “혁신 기술로 경제가 크게 확장했는데 증시는 상대적으로 작게 올랐다”고 말했다.

바론 CEO는 “아들에게도 내가 40년 전 창업했을 때만큼 큰 기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