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시장 상장 첫날(사진) 시가총액 858억달러(약 96조원)를 기록했다.


14일(현지시간) 상장된 코인베이스는 이날 주당 328.28달러로 장을 마쳤다. 전날 나스닥이 내놨던 기준 가격(250달러)보다 31.3% 높은 수준이다. 종가 기준 시총은 858억달러(옵션 등 포함 기준)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 시총(665억달러)을 뛰어넘으며 미국 시총 상위 150대 기업에 들었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장중 한때 429.54달러까지 상승하며 시총 1120억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코인베이스의 선전에 힘입어 이날 한때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012년 설립된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거래소다. 최근 암호화폐 투자 열풍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미국을 비롯한 100개국에 진출했으며 이용자는 5600만 명이 넘는다. 올 1분기 잠정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배 늘어난 18억달러다.

코인베이스 증시 데뷔로 암호화폐 시세가 급등하자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암호화폐는 투기수단”이라며 경고를 날렸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에도 암호화폐를 가치저장 수단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암호화폐거래소로는 최초로 미 증시에 상장한 코인베이스의 앞날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파월 의장을 비롯한 세계 주요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여전히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면 코인베이스 실적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 때문에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하며 당분간 롤러코스터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암호화폐가 금융시장의 주류가 된 현실은 거스를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 자산운용사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시총이 1000억달러 수준인 거래소의 등장은 대중에게 이제 암호화폐가 현실이라는 점을 일깨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