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러브콜 시작될 것"
두산퓨얼셀, 수소산업 주역 꼽혀
상아프론테크·뉴로스도 수혜 기대
시장 초기엔 ETF 투자도 대안
SK가 투자한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두 배 가까이 급등하자 수소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수소경제’ 관련주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미국 백악관과 의회를 민주당이 차지하면서 친환경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수소연료가 상용화되려면 아직 멀었고 대부분의 종목이 실적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로 올랐기 때문에 개별 종목보다는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미국에서 급등하는 수소경제 관련주
미국 증시에서는 수소 관련주가 쉼 없이 오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기준 플러그파워는 최근 1년간 약 16배 올랐다. 이 회사는 차량용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 생산 기술, 이산화탄소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전해조 기술 등을 보유했고 수소 충전소도 운영 중이다. 연초에는 프랑스 르노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유럽 내 수소 상용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하루 만에 30% 이상 오르기도 했다. 미국 수소연료전지회사 퓨얼셀에너지도 마찬가지다. 1년 전 2달러대였던 주가가 현재 17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외에도 해외 수소연료전지 생산업체로는 캐나다의 발라드파워(연초 이후 47% 상승), 스웨덴의 파워셀(21%), 미국의 블룸에너지(36%), 영국의 ITM파워(32%) 등이 있다.
주가 급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월가는 플러그파워가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고 진단하고 있다. 플러그파워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은 47.78달러로 현재 주가(66.54달러)의 70% 수준이다. JP모간은 이날 퓨얼셀에너지에 대해 목표주가를 10달러로 제시하고 투자의견을 낮췄다.
도 수소경제 관련주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에 이어 유럽과 미국으로 수소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국내 수소차 밸류체인 업체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러브콜이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주가는 제각각이다. 이달 들어 현대모비스와 뉴로스를 제외하고는 주가 상승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뉴로스는 중국 국유기업으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았다는 소식에 이 기간 62.61% 올랐다.
수소경제 태동기, 어떤 ETF 살까
전문가들은 지금이 수소경제 태동기이기 때문에 산업 전반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인프라가 구축되기 전까지는 ‘생산-저장-운송-충전-이용’의 모든 단계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미래 성장성이 주가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는 시기”라며 “당장의 실적보다도 수소 생산, 충전소, 운반, 완제품 생산 등의 각 시장 규모가 향후 얼마나 커질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기시장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작년 10월 말 상장된 ‘KBSTAR Fn수소경제테마 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ETF 중 수소 테마를 내건 유일한 상품이다. 현대모비스(비중 17%) 현대차(16%)
(14%) 두산퓨얼셀(11%) 등을 편입해 상장 이후 주가가 꾸준히 올랐다. 최근 한 달간 18%가량 상승했다.
해외 ETF 중에서는 친환경 ETF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 ‘글로벌X클린테크ETF’(CTEC), ‘아이셰어즈 글로벌 클린에너지 ETF’(ICLN), ‘ALPS 클린에너지 ETF’(ACES)는 플러그파워 보유 비중이 10% 이상으로 높다. 대표적인 친환경 ETF로 꼽히는 ‘인베스코 와일더힐 클린에너지’(PBW)도 퓨얼셀에너지, 발라드파워, 플러그파워 등을 담았다. 모두 올 들어서만 40% 이상 올랐다.
테슬라가 처음으로 자체 설계한 가정용 태양광 인버터를 출시하자 뉴욕증시에서 태양광 기업 '톱2'의 주가가 지난주 급락했다가 다시 오르고 있다.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가정용 태양광 시장까지 입지를 넓혀도 기존에 이 분야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두 업체가 당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미국 투자은행(IB)들은 가격이 조정을 받았을 때 매수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5일 태양광 솔루션 자회사 솔라시티가 개발한 '테슬라 솔라 인버터'를 공개했다. 이번 인버터의 출시로 테슬라는 지붕 형태 태양광 패널 솔라루프, 주택용 태양광 배터리 파워월과 함게 통합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을 완성하게 됐다. 태양광 시스템은 전기차와도 연결된다. 솔라루프, 파워월, 태양광 인버터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한 뒤 집에서 쓰고 남은 에너지를 저장해 전기차에 충전할 수 있다. 테슬라가 태양광 인버터를 내놓은 날 미국 태양광 전문기업 투톱의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15일 엔페이즈(ENPH)는 8.73%, 솔라엣지(SEDG)는 15.84% 떨어졌다. 두 업체는 미국 가정용 태양광 인버터 시장에서 총 9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테슬라가 두 기업의 과점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에 주가가 곤두박질쳤지만 월가에서는 이런 우려가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의 신제품이 엔페이즈와 솔라엣지의 기존 제품과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고, 진입장벽이 큰 업종이라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 때문에 오히려 가격이 조정을 받을 때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JP모간의 마크 스트라우스 애널리스트는 "매도세는 과하다"며 "저가 매수 기회"라고 권했다. 골드만삭스의 브라이언 리 애널리스트도 "테슬라의 위협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는 과장돼 있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이라 일시적으로 기존 업체의 주가가 떨어져도 결국엔 다시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 엔페이즈와 솔라엣지는 15일 하루 떨어졌다가 이후 21일까지 11~12% 다시 반등했다. 작년 엔페이즈와 솔라엣지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540%, 181%에 달한다. JP모간은 엔페이즈와 솔라엣지에 대해 비중 확대(매수) 의견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엔페이즈는 매수, 솔라엣지는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엔페이즈에 대해선 매수 의견을 내놨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연료전지 기업 두산퓨얼셀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두산퓨얼셀 지분율을 높였다고 공시한 영향이다.두산퓨얼셀은 22일 11.01% 오른 6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2019년 10월 상장 뒤 최고가다.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가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지난해 크게 올랐지만 올 들어서는 부진했다. 연초부터 지난 21일까지 코스피지수가 10% 오르는 동안 두산퓨얼셀은 5.23%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 상승으로 부진을 만회했다.이날 상승은 블랙록이 두산퓨얼셀 지분율을 기존 5.1%에서 6.2%로 높였다고 전날 공시한 영향이 크다.이날 외국인 매수세(514억원)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크게 뛰었다. 블랙록의 투자 방향은 외국인 투자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블랙록이 두산퓨얼셀 지분을 늘린 이유는 아직 확실치 않다. 두산퓨얼셀은 최근 SK그룹이 관련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와 차량용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 기술은 아직 두산퓨얼셀은 갖추지 못했다. 반면 SK그룹은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통해 기술을 확보했다.증권가에서는 블랙록이 두산퓨얼셀 지분 투자를 늘린 데는 ‘조 바이든 기대’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녹색산업 육성 등을 담은 2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기업 실적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올해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1일 미국 CNBC는 S&P500지수 편입 종목 중 올해 전년 대비 주당순이익(EPS)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22개 종목을 선별했다. 여기에는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투자의견 중 ‘매수’ 비중이 60% 이상인 종목만 포함됐다.월가에서는 지난주부터 시작된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올해 이익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지난주 4분기 실적을 내놓은 S&P500 상장사 중 EPS 추정치를 초과한 비율이 88%에 달하며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전략가는 “4분기 실적을 확인한 투자자들은 이제 기업들의 올해 이익 회복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EPS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S&P500 기업은 제너럴일렉트릭(GE)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GE의 올해 EPS는 작년보다 658.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BoA는 GE의 작년 EPS가 주당 3센트에 그치겠지만 올해는 35센트로 10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앤드류 오빈 BoA 애널리스트는 “GE가 항공기 엔진 등 분야에서 단기적 압박에 직면하고 있지만 GE는 의료와 전력,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며 “올해는 항공업 회복 및 전력사업 마진율 상승 등으로 현금 흐름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입은 월트디즈니(DIS)는 올해 EPS가 195%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가 구독자를 빠르게 늘리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제이슨 바지넷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현재 8600만명 수준인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2024년 최대 2억6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넷플릭스(NFLX) 등 보다 후발주자지만 성장으로 가는 더 빠르고 쉬운 경로를 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올리브가든’ 등 식당을 운영하는 다든레스토랑(DRI)도 올해 EPS가 96% 이상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9일 다든레스토랑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유지’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존 그래스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이후 외식 수요가 급증할 경우 수혜를 볼 최고의 캐주얼 레스토랑 업체”이라고 치켜세웠다. 글로벌 1위 데이터센터 사업자인 에퀴닉스(EQIX)도 올해 EPS가 64%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에퀴닉스는 매수의견 비중이 85.2%로 22개 종목 중 가장 높았다. 소매 유통업체인 TJX컴퍼니(TJX, 515%)와 로스 스토어스(ROST, 278%), 울타뷰티(ULTA, 216%) 등도 올해 경기회복에 따른 EPS 개선세가 두드러질 종목으로 꼽혔다.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MU)과 소매금융 업체인 싱크로니파이낸셜(SYF), 유전개발회사 다이아몬드백 에너지(FANG), 의료기기 업체 보스턴사이언티픽(BSX) 등도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됐다.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