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477억원 규모 CB 발행 결정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대표 서범석)은 기존 전환사채(CB) 대환을 위해 477억원 규모의 신규 CB 발행을 결정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번 발행은 기존 고금리 CB를 더 유리한 조건으로 대환해 재무 부담을 덜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 CB는 표면이자율 1%, 만기보장수익률 연 8% 조건으로 발행됐으나, 신규 CB는 표면이자율 0%, 만기보장수익률 연 4%로 발행된다. 이에 따라 정기적인 이자 지급 부담이 사라지고, 기존 볼파라(현 루닛 인터내셔널) 인수 목적으로 발행한 CB로 인한 금융 비용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루닛은 2024년 5월 글로벌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총 1,715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후 기존 CB의 조기상환 청구에 대응하고자 올해 1월 2,11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이 중 985억원을 CB 상환·매입 재원으로 배정했다.

다만 실제 상환·매입에 투입된 금액은 이자 등을 포함해 총 1,645억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660억원 늘었다. 루닛은 이에 따른 추가 자금 수요에 대응하고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번 신규 CB 발행을 결정했다.

현재까지 루닛은 기존 CB 원금 1,715억원 가운데 약 81%인 1,395억원의 상환 및 매입을 완료하며 기존 CB의 상당 부분을 정리했다. 조기상환청구권 행사로 상환한 원금은 920억원, 회사가 직접 매입한 원금은 475억원이며, 잔여 원금은 약 320억원이다. 루닛은 이번 CB 발행으로 재무 안정성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루닛은 볼파라 인수 이후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루닛의 암 진단 사업부문 매출은 볼파라 인수 전인 2023년 183억원에서 2025년 728억원으로 약 4배 늘었다. 인수로 확보한 글로벌 고객 기반에 루닛의 AI 기술력이 더해지며 사업 규모가 빠르게 확대된 결과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EBITDA(상각전영업이익) 손실은 2024년 상반기 276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146억원으로 약 47% 줄었다. 루닛은 향후 글로벌 사업 성장세와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루닛 관계자는 '이번 CB발행은 기존 고금리 CB를 대환해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는 일환'이라며 '공시상 운영자금이 포함되어 있지만, CB를 상환·소각 후 조달하는 경우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기존 CB를 대환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