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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급락하자…전 세계 중앙은행 321톤 쓸어담았다
WGC "3분기 글로벌 중앙은행 금 321t 순매입"
3일(현지시간) 세계금협회(WGC) 보고서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순매입량은 321t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준 가장 큰 수치다. 올해 1~9월 누적 순매입량은 675t을 기록해 전년 동기 실적을 소폭 웃돌았다. 상반기 다소 둔화했던 각국 통화당국의 금 매집 속도가 3분기 들어 다시 반등한 결과다.
공식 매입 내역을 밝힌 국가 중에서는 중국 중앙은행(인민은행)이 63t으로 가장 많았고, 폴란드 중앙은행이 41t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러시아는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19t을 처분하며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WGC 집계에 따르면 전체 중앙은행 매입 추정치의 약 3분의 2는 당국이 공식 발표하지 않은 비공개 물량으로, 원자재 컨설팅업체 메탈스포커스의 무역 통계 및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산출됐다.
이 같은 대규모 매수세는 가격 조정과 맞물린 외환보유액 다변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 가격은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추가 긴축 전망이 겹치면서 약 25% 하락했다.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의 자산 매력도가 단기적으로 떨어졌으나, 각국 통화당국은 이를 오히려 분할 매수의 기회로 삼았다는 평가다.
존 리드 WGC 수석 시장전략가는 "장기적 달러화 약세를 전망하는 일부 중앙은행들이 최근의 단기적 달러 강세를 활용해 외환보유액을 금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보유 중인 미국 단기 국채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강세를 보이는 달러로 금을 저가 매입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민간 및 투자 수요의 향방은 엇갈렸다. 3분기 금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은 211t 늘어나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실물 부문인 장신구용 금 수요는 313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3분기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괴·금화 수요도 19% 감소한 268t에 머물렀으나, 중국의 금괴·금화 수요는 79t(7% 증가)을 기록하며 올해 누적 393t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3분기 전 세계 금광 생산량은 1071t으로 전년 대비 3% 늘어 3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재활용 금 공급은 314t으로 8% 줄어 202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