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천도시공사 제공
사진=인천도시공사 제공
특혜 논란 끝에 개발이 무산된 인천 송도 ‘K팝 콘텐츠시티’ 부지에 또다시 수억원을 들여 꽃밭을 만드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예산 낭비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도시공사(iH)는 송도국제도시 8공구 R2블록 옛 K팝 콘텐츠시티 대상지 15만8900㎡를 꽃밭으로 꾸미기 위해 최근 조경·건설업체와 7억6000만원대 계약을 체결했다.

시공 계획에는 유채꽃과 코스모스 종자를 뿌리고 천연잔디를 심는 내용이 담겼다. 원두막과 맨발 산책로도 함께 설치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이 부지에 들어간 별도 비용도 있다. iH는 2억4000만원을 들여 꽃 조형물을 활용한 포토존을 만들었지만 추후 철거할 계획이다.

이 같은 꽃밭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iH는 2019년부터 개발이 지연된 R2블록을 대상으로 매년 많게는 수억원을 투입해 꽃밭을 꾸며왔다.

R2블록은 2013년 인천시가 iH에 출자한 상업용지다. 장기간 개발되지 않은 채 남아 있자 주민들에게 볼거리와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임시 활용 방안이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2023년 글로벌 K팝 엔터테인먼트사를 끌어들이고 K팝 전용 아레나를 세우는 ‘K팝 콘텐츠시티’ 사업이 추진됐다. 하지만 특정 사업자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계획이 무산됐고, 이후 새로운 개발 방향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해마다 꽃밭을 만들었다가 철거하는 데 예산을 반복적으로 쓰기보다 실제 개발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송도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왜 철거할 시설물에 큰돈을 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연되는 사업에 예산을 더 투입하는 게 낫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iH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개발 여건이 악화해 투자 유치가 중단된 상태”라며 “인허가권자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조속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