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효성중공업,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에 국산 초고압망 구축
효성중공업은 최근 2GW급 HVDC 시스템의 핵심 알고리즘과 컨버터 밸브의 부품인 ‘서브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컨버터 밸브는 교류와 직류 간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장치다. 서브모듈은 전압 제어의 최소 단위로, 이를 벽돌처럼 쌓으면 거대한 컨버터 단위로 조립할 수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서브모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525kV급 컨버터 밸브 개발에 나선다. 2027년까지 핵심 기술 개발과 설계를 마치고 2030년 현장 설치와 시운전을 할 예정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교류 전력을 직류로 바꿔 전송하는 기술이다. 대용량 전력을 멀리 보낼 때 전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도심 전력망에 연결하는 데 유리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도 이 기술이 활용된다. 이 사업은 호남 지역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도권으로 수송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2030년까지 새만금~서화성 구간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효성중공업은 HVDC를 초고압 변압기에 이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기술 국산화를 추진한다. 현재 지멘스와 히타치에너지,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소수의 글로벌 전력기기 기업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2년 제주 20메가와트(㎿)급 전압형 HVDC 실증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2024년에는 독자 기술을 적용한 200㎿급 전압형 HVDC 시스템을 경기 양주변전소에 도입했다.
지난 9월에는 한국전력이 주도하는 대용량 전압형 HVDC 핵심 기자재 국산화 및 실증사업에서 부품 공급사로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효성중공업이 실증을 맡은 분야는 밸브와 제어기다. 제어기는 전력의 크기와 방향을 조절하는 ‘두뇌’ 역할을 맡는다.
연구·개발 및 생산 인프라 투자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최근 경기 과천 연구소에 2GW급 HVDC 성능검증 설비인 HILS를 구축했다. 실제 HVDC 제어기를 가상의 전력망과 연결해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지난해 7월에는 경남 창원공장에 HVDC 변압기 전용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회사는 이 공장에 약 2540억원을 투입하는 등 설비 확충과 연구·개발에 총 3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HVDC는 단순한 송전 기술을 넘어 미래 에너지 시장을 이끌 핵심 기술”이라며 “효성중공업이 전 세계 HVDC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