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
이재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죽음의 레이스’가 다시 시작된다. 2년 전 공동 다승왕과 메이저 대회 우승자마저 정규투어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시드순위전행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1일 제주 엘리시안 제주CC에서 끝난 KLPGA투어 S-OIL 챔피언십을 기준으로 내년 시즌 정규투어 시드를 확보하는 선수가 모두 결정됐다. 올 시즌 데뷔한 신인 김지윤이 상금랭킹 60위(1억7113만원)로 가까스로 내년 시드를 따냈다. 김지윤은 “떨어졌다면 당장 시드전을 준비해야 했는데, 하늘이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것 같다”며 “내년에는 시드 걱정 없이 온전히 제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반면 마지막 대회에서 기적을 노리던 선수들은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가장 큰 아쉬움을 삼킨 선수는 이재윤이다. 이재윤은 이번 대회에서 공동 7위를 기록하며 막판 뒤집기를 노렸지만, 최종 상금랭킹 61위(1억6777만원)에 머물며 단 한 끗 차이로 내년 투어 카드를 잃었다. 60위 김지윤과의 상금 격차는 불과 335만원. 이재윤이 마지막 날 1타만 더 줄여 공동 3위가 됐다면 운명은 바뀔 수 있었다.

마다솜
마다솜
이름값 높은 스타 선수들도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2년 전 다승왕에 올랐던 마다솜은 최종 상금랭킹 65위로 밀려나며 시드를 확보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상금랭킹 공동 61위를 기록하며 희망을 이어갔으나, 이번 대회에서 커트 탈락하며 순위가 더 떨어졌다. 메이저 대회 2승에 빛나는 홍지원 역시 상금랭킹 68위에 그치며 시드 확보에 실패했다.

홍지원
홍지원
이들은 결국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전남 무안CC에서 열리는 시드순위전 본선에 출전해 내년 시드 확보를 위한 배수의 진을 쳐야 한다. 단 한 번의 실수로 1년간 뛸 무대를 잃을 수 있는 벼랑 끝 승부다. 시드순위전 예선(3~6일) 역시 바늘구멍이다. 올해 예선전 참가자는 총 349명이다. 3개 조로 나뉘어 치러지는 예선전에서 A조와 B조(이상 115명)는 각각 33위까지, C조(119명)는 34위까지 본선에 진출한다. 올해 예선에는 KLPGA투어 통산 10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7승에 빛나는 박성현이 출전해 눈길을 끈다. 예선을 통과한 100명은 상금랭킹 60~80위 자격으로 예선전을 면제받아 직행한 마다솜, 홍지원 등과 합류해 내년 정규투어 출전권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인다.

박성현
박성현
한편, 상금랭킹 67위 박결과 80위 안송이는 KLPGA의 ‘특별 시드’ 제도를 통해 기사회생했다. KLPGA는 투어 발전에 기여한 베테랑을 예우하기 위해 ‘K-10 클럽 가입자’ 또는 ‘생애 통산 상금 25억원 이상’ 요건을 충족한 선수 중 종합 평가를 거쳐 최대 4명에게 차기 시즌 출전권을 부여하고 있다. 2일 이사회 심사 결과 두 선수와 함께 김보경, 장하나가 내년도 정규 투어 특별 시드를 획득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