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9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마저 오르면서 기업들의 대출 상환 여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올 3분기 말 기준 원화대출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은 0.42%로 집계됐다. 2017년 1분기(0.45%) 후 가장 높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05%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3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로 2017년 1분기(0.65%)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0.49%로 낮아졌지만 올해 들어 곧바로 상승세로 전환했다. 1분기 0.57%, 2분기 0.58%에 이어 3분기에도 올랐다. 내수 부진과 금리 상승 부담이 겹치면서 빚을 제때 못 갚는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평가다.

대기업 연체율(0.18%)도 5년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중앙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회생 절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 연체율이 0.71%로 가장 높았으며 건설업(0.69%), 숙박 및 음식점업(0.55%), 부동산업(0.51%),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0.49%), 제조업(0.36%) 등이 뒤를 이었다.

가계 연체율은 0.33%로 전 분기와 같았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0.30%), 올해 1분기(0.32%)에 이어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다.

금융권에선 은행권 부실채권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연체율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7조6133억원으로 2018년 1분기 말 이후 8년6개월 만에 가장 많다. 고정이하여신은 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이 넘어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을 말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 대출금리 상승이 겹친 여파가 만만치 않다”며 “당분간 연체율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