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신고포상금 예산을 올해보다 약 8배로 늘렸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내년 공익신고장려기금의 신고포상금 관련 21개 사업예산은 254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예산 324억원보다 2222억원 늘어난 규모다. 불법을 근절한다는 정책 취지는 바람직하지만, 과도하게 늘어나는 포상금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 부처가 경쟁적으로 포상금을 증액하거나 신설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팔자 고치게 포상금을 확 줘라”라며 신고포상금 확대를 주문한 영향이 크다. 농지 불법 신고포상금은 올해 700만원에서 내년 11억원으로 157배 급증했다. 금융위원회 불공정거래 신고포상금(351억원)은 79배, 관세청 밀수 신고 포상금(175억원)은 21배, 공정거래위원회 담합 등 신고포상금(248억원)은 14배 증가했다. 새로 신설된 포상금 제도도 여럿이다.

신고포상금은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국민의 신고와 제보로 메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불법·부정행위의 경우 내부자 신고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불법행위를 억제하는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포상금 제도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제도를 개선하는 데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 ‘파파라치’식 신고가 늘어날 경우 사회적 신뢰가 약화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느라 행정력 낭비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불법행위 단속은 국가의 책무다. 포상금 제도를 앞세워 국민의 감시와 고발에만 의존할 경우 행정편의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경쟁적으로 포상금만 증액할 것이 아니라 행정 인력과 단속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고 포상금 제도가 지닌 공익성을 충분히 살리되 국가의 책무를 소홀히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