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언론사 평가해 정부광고 배분…광고 집행 일시중단 조항도 마련
더불어민주당이 정부가 광고 예산을 자의적으로 쓰지 못하도록 제도 손질에 나선다. 매체별 신뢰도와 광고 효과를 수치로 평가해 광고 배분에 반영하고, 특정 법 위반이 확인된 언론사의 경우 광고를 중단토록 하는 게 골자다.

민주당 미디어공공성강화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은 최민희 의원(경기 남양주갑)은 이같은 내용의 정부광고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최 의원 측은 "그동안 정부 광고 중에는 효과가 의문스럽거나 과다한 광고비가 집행되는 경우 혹은 정책과 무관한 홍보성 광고가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정 매체에 광고를 몰아주거나 기관장 개인 홍보에 예산을 쓰는 문제를 막겠다는 취지다. 김영환·노종면·김윤덕·권향엽·문정복·이정문·이주희·손명수·임오경·이성윤·문대림·한민수 의원 등 13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개정안은 정부 광고를 집행할 때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명시했다. 기관의 정책과 활동을 알리는 데 충실하되, 기관장이나 소속된 특정인을 홍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광고 종류와 기간, 매체 등에 맞춰 적정한 예산을 쓰고 정보가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제작해야 한다는 기준도 담았다. 이를 잘 지킨 광고나 정부기관 등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포상하거나 홍보할 수 있도록 했다.

광고를 실을 매체를 고를 때는 '정부 광고 효과지수'를 활용하도록 했다. 현행법은 전년도 발행부수와 유가부수를 신고하고 공개한 신문과 잡지를 우선 선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매체의 신뢰도와 도달률, 광고 주제, 대상과의 적합성 등을 수치로 평가하도록 했다. 특정 매체에 광고가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기준도 포함했다.

문체부 장관은 이 기준에 따라 매체별 효과지수를 매년 산정해 공개해야 한다. 정부기관 등은 광고를 요청할 때 지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기관이 원하는 매체가 지수에 비춰 적절하지 않으면 장관이 변경을 요청할 수 있고, 해당 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따라야 한다.

매체 신뢰도는 각종 제재 이력과 수상 실적 등을 토대로 평가한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직권조정결정·시정권고 건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과징금·시정명령 건수, 선거보도 심의기구의 제재 건수 등이 반영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시·광고 관련 시정조치, 자율규제기구의 심의·조치, 관련 법 위반으로 받은 벌칙·과태료도 평가 대상이다.

정보통신망법상 가중 손해배상 판결이 확정되거나, 형법 및 자본시장법을 위반해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언론사의 경우 최대 1년간 정부광고를 싣지 못하게 하는 조항도 담았다. 방송법에 따른 사장 추천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거나, 보도책임자 임명·방송편성규약 제정 의무를 지키지 않아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도 광고 중단 대상이다.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이자 TF부단장인 이정문 의원(충남 천안병)도 지난달 1일 비슷한 취지의 정부광고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언론사가 가중 손해배상 인용 판정을 받거나 소속 기자가 특정 형법·자본시장법 위반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문체부 장관이 최대 1년간 정부기관에 광고 중단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정문 의원안이 문체부 장관에게 광고 중단을 요청할 권한을 부여했다면, 최 의원안은 광고 중단을 사실상 의무화한 것이다.

다만 공정성을 높이려는 제도가 역으로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보도량이 많은 매체에 불리하게 운영될 여지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논쟁적인 사안을 자주 다루는 언론일수록 보도를 둘러싼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며 "전체 기사량 대비 비율 대신 단순 건수만을 산정할 경우 평가가 왜곡될 수 있다"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