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당원 가입 정황을 두고 친청(친정청래)계 최민희 최고위원이 15일 "명명백백히 진상을 규명하고 공개하라"며 김민석 대표를 재차 압박했다. 최근 지도부에 보고된 조사 경과가 당원 가입 사실 자체만 조명해선 안 된다며 김 대표가 8월 전당대회에서 제기한 '반명·신천지·분열주의 3자 비밀 연합'에 대한 근거까지 담을 것을 촉구했다. 정치권에선 김 대표가 전대 기간 '비밀 연합설'로 친청계 측에 우회 공세를 펼친 청구서가 지금에서야 날아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최고위원은 이날 SNS에 "신천지 건은 크게 두 카테고리로 신천지 당원 가입의 조직적 개입 여부 그리고 반명·신천지·분열주의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게 전대 본질이란 주장의 '팩트'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김민석 당대표)의 비밀 연합 발언은 정청래 (전) 대표를 비밀 연합의 주체로 지목한 것이란 보도가 쏟아진 게 주지의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낙인찍힌 정청래 전 대표와 상처받은 당원·지지자들과 함께 진상규명 요구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원 가입 여부뿐만 아니라 이 가입이 반명·분열주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근거를 따져 물은 것이다.

최 최고위원이 지적한 '3자 비밀 연합을 깨는 게 전대 본질이란 주장' 발언은 김 대표가 일부 지지자들이 '반명(반이재명)'이라 공격했던 정청래 당시 후보 측을 우회적으로 조준하면서 사용한 표현이다. 당시 발언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계의 기 싸움이 극에 달했지만 김 대표는 전대가 끝날 때까지 명확한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다. 전대를 떠들썩하게 만든 쟁점인 만큼 당선 이후엔 실제 조사도 진행됐다. 친명계 박선원 최고위원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나섰고, 그 경과가 최근 지도부에게 보고되기도 했다.

다만 당 최고위에서 최민희·이성윤·한민수 등 친청계 최고위원이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며 전날 공개적인 반발에 나서며 정치권 관심이 다시 집중되기 시작했다. 전날 밤엔 이들 최고위원이 참석한 긴급회의까지 열렸지만 이날 최 최고위원의 반발이 제기되는 등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분위기다.

김 대표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그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에 출연해 "'강하게 처리할 것을 처리해라'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한다고 하면 다 한다"며 "당헌·당규를 지키면서 다 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즉각 신천지 사태를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강한 어조와는 달리 당 일각에서 우려 섞인 발언이 쏟아지는 점은 부담이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당내 조사를 왜 이 판국에 들고나오나"며 "좀 기다릴 수도 있고 내부에서 잘 조율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와 여당이 지지율로 고전하는 시점에 적절한 논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공개를 안 하면 친청계가 계속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김 대표 운신의 폭을 줄이고 있다는 평가다. 여권 관계자는 "신천지 문제를 들고 나온 김 대표 입장에선 진퇴양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