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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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다음달 27일 네이버의 3대 주주에 오른다. 네이버와 엔비디아, 대체자산운용사 브룩필드가 손잡고 추진하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팩토리’ 구축 사업이 본격화한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지분율 희석을 감수하면서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달 6일 유상증자 마무리

네이버는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10억달러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30일 공시했다. 다음달 3일 최종 발행 주식 수를 확정하고 6일 납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신주 발행 예정일은 다음달 27일이다.

엔비디아는 다음달 27일 신주 724만1564주를 취득해 네이버 지분 4.54%를 확보한다. 국민연금공단과 블랙록에 이어 3대 주주에 오르는 것이다. 네이버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2008년 코스피 이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이번 투자로 네이버의 주요 주주 구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올해 8월 기준 네이버의 최대 주주는 지분 9.49%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다. 블랙록(7.31%)과 이해진 의장(4.03%)이 뒤를 잇는다. 다음달 6일 엔비디아가 지분 4.54%를 확보하면 이 의장의 지분율은 3.84%로 낮아질 전망이다.
"사업이 우선" 지분 희석 감수한 이해진…네이버, 승부수 [정지은의 테크킥]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 의장이 지분율 희석까지 감수하면서 엔비디아를 3대 주주로 받아들인 것은 과감한 결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지분 이해관계보다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갈수록 격화하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업이 우선…지분 중요하지 않다”

이 의장은 과거에도 사업 확장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지분율 유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1999년 네이버 창립 이후 주요 사업 변곡점을 거칠 때마다 지분율이 낮아졌다. 한게임과 합병해 NHN이 출범한 2000년 이 의장의 지분율은 12.13%였다. 코스닥 상장 시점인 2002년에는 7.82%로 낮아졌다. 이듬해에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분쟁을 겪은 새롬기술에 개인 주식을 매도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면서 지분율이 6%대로 떨어졌다.

2008년 코스피 이전 상장 당시 이 의장의 지분율은 5.10%까지 낮아졌다. NHN에서 분할해 네이버가 출범한 2013년에는 4%대로 내려왔다. 이 의장은 지난해 11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식 교환을 통한 기업 결합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도 지분율 감소를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사업이 우선이지 제 지분은 중요하지 않다”며 “지분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 늘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엔비디아의 지분 투자는 이 의장의 지분율 감소를 넘어 네이버가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계기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AI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고성능 반도체와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할 기술과 운영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은 일부 글로벌 빅테크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컴퓨팅 인프라와 핵심 기술 경쟁을 주도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며 “네이버가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두터운 관계를 쌓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의 자본·사업 협력이 네이버의 AI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그치지 않는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각국 정부와 기업이 자체 AI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소버린 AI’ 사업에도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다. 네이버의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및 기술 생태계와 결합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