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홍콩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BDA 프라이빗에쿼티 컨퍼런스 2026’에서 참석자들이 티타임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홍콩=서형교 기자
28일(현지시간) 홍콩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BDA 프라이빗에쿼티 컨퍼런스 2026’에서 참석자들이 티타임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홍콩=서형교 기자
“올해 한국 M&A 시장은 대형 딜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다. 내년부터 중·소형 딜 회복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폴 디자코모 BDA파트너스 PE부문 대표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홍콩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한국 기업 M&A에 관심을 갖는 글로벌 투자자가 매우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독립계 투자은행(IB) BDA파트너스는 28일과 29일 양일간 홍콩에서 ‘BDA 프라이빗에쿼티 컨퍼런스 2026’을 주최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컨퍼런스는 글로벌 PEF와 기업 간 투자 기회를 연결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50여 곳의 PEF 관계자와 27개 포트폴리오 기업이 참여했다. 행사에 참석한 운용사들의 총 운용자산(AUM)은 4000억달러(약 530조원)에 달한다.

이번 행사의 꽃은 1대 1 투자자 미팅 세션이었다. 28일 오후부터 이튿날까지 총 200여 개 미팅이 연달아 진행됐다. 특히 한국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이 뜨거웠다. 국내 PEF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엔코스는 이틀 동안 10개 미팅을 진행했다. K뷰티 열풍에 주목한 글로벌 자본이 핵심 밸류체인(가치사슬) 중 하나인 화장품 ODM에 주목한 것이다.

엔코스 관계자는 “엔코스의 주력 제품인 하이드로겔 마스크, 토너패드 등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다”며 “뷰티 투자 경험이 있는 PEF 운용사에서 자사 포트폴리오 기업과 시너지를 찾는 질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70%가량 성장해 약 4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260억원에서 올해 400억원 중반대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선 웰투시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주요 PEF 운용사와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투자한 중고명품 플랫폼 구구스의 김현복 대표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명품 시장”이라며 “한국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미팅을 요청하며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행사에 참석한 국내 기업 대부분이 경영권 매각을 당장 고려할 단계가 아님에도 미팅과 각종 문의가 쏟아졌다.

BDA파트너스에서 PE부문을 총괄하는 디자코모 대표는 “K뷰티, K컬처, AI 인프라, 산업재, 헬스케어 등의 섹터의 M&A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매출이 유의미하게 발생하는 기업에는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BDA 프라이빗에쿼티 컨퍼런스 2026’에서 란잔 마흐타니 에픽그룹 회장(왼쪽)과 유안 렐리 BDA 회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 홍콩=서형교 기자
28일(현지시간) 홍콩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BDA 프라이빗에쿼티 컨퍼런스 2026’에서 란잔 마흐타니 에픽그룹 회장(왼쪽)과 유안 렐리 BDA 회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 홍콩=서형교 기자
이번 행사에선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투자 지형의 변화에 대한 패널토론도 진행됐다. 글로벌 PEF 운용사 CVC캐피탈의 세레나 비안 매니징디렉터는 “과거엔 매출을 높이기 위해 마진을 희생해야 했지만, AI 시대에는 매출 성장과 이익률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컨설팅 기업인 팔로IT의 스타니슬라스 보케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3년 전만 해도 팀의 70%가 소프트웨어 개발자였지만 현재 회사에서 코딩을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기존 18개월이 걸렸던 프로젝트를 9주 만에 끝냈다"고 말했다.

BDA파트너스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M&A를 주로 자문하는 독립계 IB다. 뉴욕, 런던, 서울, 도쿄, 싱가포르, 상하이, 뭄바이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지난 5년간 국내 PEF와 대기업을 대상으로 15건의 거래 자문을 수행하는 등 한국에서도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BDA파트너스는 올해 VIG파트너스의 본촌 매각,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골텐스 인수, 베올리아의 알앤이 매각 등 자문을 맡아 성공적으로 계약 체결을 이끌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