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창업 기업이 실리콘밸리 무대에서 활약할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김수진 부산기술창업투자원장 "부산의 해양·피지컬AI 세계가 주목…해외 투자자와 창업기업 잇는 가교 될 것"
김수진 부산기술창업투자원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네트워크의 가치는 협약 건수나 초청 인사 수가 아니라, 그 연결을 통해 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투자사와의 연결망을 다지는 동시에 해양·인공지능(AI)·첨단소재 분야에 관심을 가진 해외 투자자를 적극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김 원장은 지난달 첫 취임 이후 다수의 해외 기관과 접점을 찾았다. 지난 7일 열린 아시아 창업 엑스포 ‘플라이 아시아’는 해외 협력의 대표 사례다. 김 원장은 사에드 알마다니 주한 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 상무관을 초청해 부산 지역 스타트업 뉴라이즌을 연결했다. 반도체와 2차전지의 클린룸과 제조 기업의 공조 인프라, 나아가 가전까지 적용되는 차세대 나노 필터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알마디니 상무관은 부산 방문 후 플라이 아시아 공식 행사에 앞서 뉴라이즌을 먼저 방문했다. 현지 수질에 맞춘 공동 기술 검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뉴라이즌과는 해수 담수 관련 기술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부산에서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발굴하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벤처캐피털(VC)과의 접촉도 넓히고 있다. 튀르키예 투자 네트워크를 보유한 어센도벤처스와 부산의 글로벌 투자 거점 구축 및 공동 펀드 참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어센도벤처스가 튀르키예의 VC 보아지치벤처스와 구상 중인 2500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 공동 펀드 조성에 부산이 참여하는 방안이다. 창투원은 750만 달러(약 100억원)를 지역 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기관 간 협력망도 확장됐다. 창투원은 지난 7일 대만 타이베이 창업가허브(TEH), 몽골 국립정보기술파크(NITP), 우즈베키스탄 IT파크 등 다양한 국가의 정부 산하 기관과 협약을 맺었다. 현지 진출 기업의 초기 사무공간과 파트너 연결을 지원해 현지 진출 기업의 시장 안착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다음 달에는 부산 기업 5개사와 대만 ‘미트 타이베이’에 참가할 계획이다. 이달 슬로바키아 투자청, 베트남 국가첨단기술혁신원 대표단과도 기업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김 원장은 맥쿼리증권과 벤처기업인 로킷헬스케어 부사장을 거쳐 부산창투원장에 임명됐다. 특히 로킷헬스케어 상장 과정에서 이정석 어센도벤처스 대표와 인맥을 쌓았다. 이번 튀르키예와의 공동 펀드 투자도 김 원장이 가진 인맥에서 나왔다.

김 원장은 부산이 해양 및 피지컬 AI 분야에서 해외로부터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 3대 해운사로 꼽히는 프랑스의 CMA CGM 계열 액셀러레이터 제트박스(ZEBOX)와 글로벌 1위 항만 인프라를 보유한 싱가포르의 해양 특화 투자사 모션벤처스와 접점을 늘렸다. 제트박스는 부산의 해운 AI 기업 마리나체인을 육성한 이력이 있다. 모션벤처스 관계자도 부산을 찾아 지역 기업과 투자 상담을 진행했다.

김 원장은 “북극항로 개척과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해양 관련 산업, 동남권 거대 제조 벨트를 가진 부산의 입지에 해외 투자사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개최 5년차를 맞은 플라이 아시아를 스타트업과 지역 산업의 기초 체력을 끌어올릴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