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오는 12월 미국 워싱턴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내년 초 열기로 했다. 연례 SCM을 해를 넘겨 열고, 그에 앞서 장관 간 별도 회담을 갖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28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플러스)를 계기로 회담하고 "역사적인 제58차 SCM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회담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적기에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강 장관은 한미동맹이 70여년간 역내 평화와 번영을 떠받쳐 온 핵심축이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한미 간 굳건한 신뢰와 '파이트 투게더'(fight together) 의지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는 입장도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양국 국방당국 간 협력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지난달 22일 취임한 강 장관이 헤그세스 장관과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은 애초 15분 정도로 예정됐으나 40분가량 이어졌다. 순차통역이 아닌 동시통역으로 진행돼 상당한 분량의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SCM은 양국 국방장관이 전작권, 확장억제 등 국방 현안 전반을 다루는 연례 협의체로, 통상 협상 결과를 공동성명으로 발표한다. 정부는 차기 58차 SCM에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무리하고 전작권 전환 연도(X연도)를 도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연내 SCM 대신 12월 별도 회담을 잡은 것은 SCM에서 전작권 등과 관련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장관급에서 최종 조율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방부 발표문에 '역사적인 58차 SCM의 성공적 개최'라는 표현이 담긴 것 역시 SCM에서 결과물을 내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취지로 전해졌다.

다만 FOC 검증에 필요한 조건 충족 여부를 놓고 양국, 특히 군사당국 사이에는 아직 의견차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견을 정무적 차원의 논의로 풀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 소식통은 "한미 간 큰 이견은 없다"며 "군사적 수준의 입장차는 긴밀히 협의하면서 해소해 나가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SCM이 열리지 않게 되면서 정부가 목표로 해 온 전작권 조기 전환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FOC 이후 마지막 단계인 미래연합사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 및 검증을 1년 정도면 마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 이를 근거로 2028년, 빠르면 내년이 목표 연도로 제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이번 발표에서 전환 시점을 '조기' 대신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적기'로 표현한 것도 양국 간 남은 이견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9월 한미 국방당국 고위급 회의체인 통합국방협의체(KIDD) 공동성명에는 전작권 전환 '가속화'를 위한 협력 강화가 명시됐으나, 이번 회담 보도자료에서는 해당 표현이 빠졌다.

미국 측이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재래식 방위에서 한국의 책임을 늘리는 이른바 '동맹 현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강 장관과의 회담 소식을 전하며 "미국은 자국 방위에 진지한 의지를 가진 동맹국들과 함께한다"고 적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