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업이 옷 팔고, 팝스타는 신발 전시…팝업의 변신
미국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이 서울 한남동에서 모자와 티셔츠를 팔고, 세계적인 팝스타는 성수동에 자신의 패션 브랜드 매장을 열었다. 팰런티어의 굿즈 팝업스토어(사진)와 저스틴 비버의 패션 브랜드 ‘스카이라크’ 팝업 얘기다. 기업과 유명인이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이색 팝업이 늘고 있다. 소프트웨어 대신 옷으로 기업을 알리고, 음악 팬들을 패션 브랜드의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팰런티어는 지난 22~23일 한남동에서 두 번째 국내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지난해 10월 성수동에서 연 첫 행사에는 약 5000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소버린 AI’를 주제로 가을·겨울 신상품을 한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공개했다. 회사 로고와 문구를 새긴 모자는 5만2000원, 티셔츠는 10만원에 판매했다.

팰런티어의 주 고객은 정부기관과 기업이다. 일반 소비자가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써볼 기회는 적다. 의류와 굿즈는 개인투자자와 개발자 등 지지층을 만나는 통로다. 회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로고와 기술 관련 문구가 담긴 옷을 구매하고 입으며 브랜드에 대한 지지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엘리아노 유네스 팰런티어 대외협력 총괄은 이번 팝업을 통해 한국 커뮤니티와 파트너사에 장기적인 투자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저스틴 비버의 패션 브랜드 스카이라크는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성수동에서 국내 첫 팝업을 열었다. 서울 한정 티셔츠와 후드티를 비롯해 신발, 선글라스, 스피커 등을 선보였다. 서울 한정 티셔츠는 11만원대, 후드티는 24만원대다. 스웨덴 브랜드 스티가와 협업한 탁구대도 설치해 방문객이 직접 탁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3일에는 비버가 아내 헤일리 비버와 함께 매장을 찾아 관심을 모았다.

스카이라크는 비버가 지난해 출시한 독립적인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팰런티어가 굿즈로 기업의 지지층과 접점을 넓힌다면, 스카이라크는 음악 팬덤을 패션 소비로 연결하는 사례다. 서울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 상품과 온라인에서 품절된 제품을 선보여 팬들의 방문과 구매를 유도했다. 지난해 도쿄와 올해 뉴욕에 이어 서울에서도 팝업을 열며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유통업계는 팬덤을 보유한 브랜드의 팝업을 새로운 집객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쇼핑몰에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콘텐츠로, 대관업체에는 임대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팝업스토어 전문기업 스위트스팟이 지난 9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용산 아이파크몰은 인기 팝업 운영 기간 인접 식음료 매장의 매출이 평균 40% 증가했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