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뉴스1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 사진=뉴스1
자산 하위 20% 가구 가운데 자신이 보유한 집에서 사는 비율이 6.6%까지 떨어졌다. 반면 자산 상위 20%는 82.5%가 자가에 거주했고 이들이 사는 주택 가격도 오르면서 두 계층의 자가 거주주택 평균 가격 격차가 290배로 벌어졌다.

2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자가 거주주택 평균 가격은 239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9.1% 하락한 금액으로, 현재 기준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후 가장 낮다.

해당 통계는 조사 시점에 가구가 소유하면서 실제로 거주하는 주택만 가격에 반영한다. 전월세로 사는 무주택 가구뿐 아니라 주택을 보유하고도 다른 집에 전세로 거주하는 가구 역시 0원으로 처리된다. 다주택자도 실제 거주하는 한 가구의 가격만 포함된다.

1분위의 평균 가격이 239만원에 그친 핵심 배경도 낮은 자가 거주율이다. 1분위 가운데 자신이 보유한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는 6.6%에 불과했다. 전년보다 0.8%포인트 낮아지며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자산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자가 거주주택 평균 가격은 6억9341만원이었다. 전년보다 7.7% 올라 2022년 7억4635만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5분위 가운데 자가에 거주하는 비율은 82.5%로 전년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보유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전체 평균 가격은 상승했다. 5분위 중 자가에 거주하는 가구의 주택 가격 중앙값은 7억2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9% 올랐다.

이에 따라 5분위의 자가 거주주택 평균 가격은 1분위의 290.1배에 달했다. 6억9341만원을 239만원으로 나눈 수치다. 2017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두 계층의 배율은 2017년과 2018년 146배 수준이었지만 2022년 245.5배까지 확대됐다. 2023년 215.1배로 줄었다가 2024년 244.9배로 다시 커졌고 지난해 처음 290배를 넘어섰다.

주택을 포함한 전체 자산 격차도 역대 최대였다. 1분위의 평균 자산은 2588만원으로 전년보다 2.9% 감소했다. 5분위는 17억7615만원으로 7.5% 증가했다. 두 계층의 자산 격차는 68.6배로 종전 최고치인 2022년의 64배를 넘어섰다.

자산 격차는 소득 격차보다 훨씬 컸다. 지난해 소득 5분위의 경상소득은 1분위의 11.2배, 처분가능소득은 9.8배였다. 경상소득 격차는 2017∼2019년 12∼13배에서 줄었고, 처분가능소득 격차도 과거 11∼12배에서 축소됐다. 소득 격차는 완화됐지만 자산 격차는 반대로 확대된 것이다.

이번 통계에는 실제 거주하지 않는 투자·임대용 주택 가격이 제외됐다. 이에 따라 상위 자산계층이 보유한 다주택까지 모두 반영하면 부동산 자산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집값 안정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전월세 임차 가구에 임차 주택 확대, 청년·신혼부부에게 아파트 공공분양 확대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 안정 대책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가계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에 집중돼 있어 지역 간·세대 간 자산 격차 확대 영향이 더욱 크게 작동할 수 있다"며 "자산 관련 세제와 거시금융환경, 가계 자산 배분, 주거복지와 주택공급 정책을 연계해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