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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197조 던진 외국인…조용히 쓸어담은 '종목' 뭐길래
AI 자금, 반도체 떠나 소프트웨어로
하반기들어 관련ETF 22% 급등
삼전닉스 비중 큰 韓증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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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비중 큰 韓증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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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확장 기술-소프트웨어 상장지수펀드(ETF)’는 하반기 들어 22.06% 올랐다. ‘사스포칼립스’(소프트웨어 종말론)가 확산하며 14.28% 하락한 상반기와 반대되는 흐름이다. 지난 4월 2일 상장한 뒤 6월 30일까지 2.5배 넘게 오른 ‘라운드힐 메모리 ETF’는 하반기에만 36% 빠졌다.
AI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시장 우려와 달리 수익성을 증명하는 사이 반도체주는 상승 동력을 잃었다. 권오성 웰스파고 수석주식전략가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와 반도체 실적이 모두 정점을 찍었다”며 “내년에는 반도체보다 하이퍼스케일러와 소프트웨어 종목 주가가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쏠림이 심한 한국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이달 2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38조911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 중 82.5%가 ‘삼전닉스’다.
문제는 한국 증시에 반도체 빈자리를 메울 종목이 없다는 것이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편입된 나스닥은 AI 투자 수익성 우려에도 시장 충격이 분산된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두 종목이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AI 주도주 바뀌는데…삼전닉스 '다음 주자' 없는 韓증시
코스피 21% 빠질때 나스닥 3%↓…팰런티어 등 SW기업 실적이 방어
글로벌 증시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자금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한 건 ‘실적 전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이 AI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숫자로 보여준 반면 메모리 기업의 이익 전망 상향세는 한풀 꺾였다. 메모리를 빼고 나면 한국 증시에서는 AI 밸류체인이 약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종말론’ 극복한 美 소프트웨어 기업
25일 기준 코스피지수는 최근 한 달간 21.62%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는 3.64% 내리는 데 그쳤다. 나스닥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하방 압력을 줄여주고 있지만 코스피는 ‘메모리 비중 축소’의 직격탄을 맞았다.지난 한 달(9월 23일~10월 23일)간 삼성전자 주가는 24.52%, SK하이닉스는 31.42% 하락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18.13%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서비스나우(12.91%), 마이크로소프트(4.78%), 세일즈포스(4.63%), 팰런티어(2.59%) 등 소프트웨어주는 일제히 올랐다. 이들 주가는 올 상반기 낙폭도 대부분 만회했다. 팰런티어 주가는 상반기 34.36% 하락했지만 하반기 주가가 급격하게 오르며 연초 대비 10.69%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8.45%)와 서비스나우(3.77%)도 상반기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고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들 소프트웨어 기업 실적이 시장 우려를 잠재웠다. 팰런티어의 올해 2분기 미국 상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9% 늘었다. 세일즈포스의 AI 에이전트 ‘에이전트포스’ 연간반복매출(ARR)과 서비스나우 2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각각 210%, 24%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분기 매출 900억달러, 영업이익 406억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월가는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기업 주가의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소프트웨어·서비스 섹터의 이익 증가율은 2027년 13.8%, 2028년 20.8%로 예상된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가 반도체 기업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변동성이 크고 약한 장에서도 이 같은 순환매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 증가세가 둔화한 것도 반도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최치현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2본부 차장은 “지난 1년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추정치가 매월 20~30%씩 상향됐지만, 최근 2~3개월간 2027년 기준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0~1% 수준에 머무는 등 이익 증가세의 기울기가 둔화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팔고 담을 주식 부재
한국 증시에서는 반도체 외에 외국인 투자자를 유인할 AI 밸류체인 종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도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로 분류되는 기업이 있지만 AI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미국 소프트웨어 종목의 주가가 우상향할 때 코스피 IT서비스 지수는 12.19% 하락했다.AI 반도체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분야도 마찬가지다.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신생 기업이 경쟁력을 키우고 있지만 비상장사인 데다 엔비디아, AMD, 인텔 등 해외 기업과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다. 외국인의 메모리 투자 비중 축소가 한국 증시 비중 축소로 이어진 이유다.
그 대신 반도체에서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 일부는 우리금융지주, SK이노베이션, 대한항공, 셀트리온 등 비(非)반도체 종목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유입 규모는 미미하다.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이 여전히 AI 밸류체인에 쏠려 있어서다. 이들 종목은 시가총액도 ‘삼전닉스’에 크게 못 미쳐 지수 반등을 이끌기엔 힘이 부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JP모간 한국주식전략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외국인이 한국 주식 투자 비중을 크게 줄이면서 지난 1년간 극단적인 순매수 포지션에서 순매도로 전환했다”며 “수급 측면에서 한국 증시의 바닥이 확인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