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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청와대 유예 방침에 '네 번째 연기' 수순
25일 청와대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는 청년 자산 사다리에 대한 존중 등 측면에서 시행을 미루기로 했다"며 "당정 논의도 그런 쪽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검토 중인 사안으로 결정된 건 아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이 결정됐지만 시행 시점이 세 차례 연기됐다. 현행 일정대로라면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된다. 청와대는 과세 준비 상황과 청년층 여론 등을 고려해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과세 대상은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이다.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기타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쳐 22%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돼 있다.
해외 거래정보 확보가 주요 걸림돌로 꼽힌다. 청와대와 정부는 미국이 2029년부터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참여한다는 점 등을 시행 시점 조정의 근거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CARF는 각국 과세당국이 가상자산 사업자로부터 이용자의 거주지와 거래정보를 수집해 상호 교환하는 제도다. 거래 규모가 큰 미국의 참여가 늦어지면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을 파악하기 어려워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과세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 거의 절반이 미국이다. 미국이 우리에게 과세 정보를 안 주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하면 과세 당국이 미국 거래소에 대한 정보를 일일이 다 추적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당에서는 박민규 의원이 시행 시점을 2029년으로 늦추는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청년층의 높은 투자 참여율도 고려됐다. 금융당국의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이용자 계정 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 이하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4.1%였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예정대로 과세하기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에게 대통령 직무수행을 물은 조사에서 20대(18~29세)의 긍정 평가는 24%, 30대는 22%였다.
청와대는 이달 국정감사가 끝난 뒤 당정 협의회를 열어 과세 유예에 관한 최종 입장을 정할 계획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올해 정리를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안에서는 반복적인 유예가 정책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론과 시행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다만 청와대와 정부가 유예 쪽으로 잠정 입장을 정한 만큼 당내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도 시행 연기를 주장하고 있어 다음달 세법 심사에서 관련 법 개정이 논의될 전망이다.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다. 전체 표본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0.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