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헝가리 코마롬 공장 직원이 배터리 셀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SK온 제공
SK온 헝가리 코마롬 공장 직원이 배터리 셀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SK온 제공
“상반기 풀캐파(최대 생산능력)보다 20% 더 생산했습니다.”

김성식 SK온 유럽법인장은 지난달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헝가리 코마롬 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마롬 공장이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 셀은 연 10GWh 수준. 이미 상반기 풀캐파(5GWh)보다 더 많은 6GWh의 배터리를 생산했다. 김 법인장은 “공정 개선 등을 통해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며 “여기에 연 생산량 30GWh 규모의 헝가리 이반차 공장 생산량도 전년 대비 30~4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감소)으로 수년간 고전하던 SK온이 유럽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반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이 좀처럼 늘지 않는 미국 공장 수요 부진을 유럽이 메워주고 있다. 스웨덴 노스볼트 등 유럽 배터리 업체가 줄줄이 파산하거나 투자를 미루면서 현지 공장을 보유한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에 기회가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SK온은 유럽 배터리 공급망 붕괴 수혜를 그대로 누리고 있다. 노스볼트는 생산 차질과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3월 파산했다. 스텔란티스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함께 세운 ACC 역시 공장 건설 계획을 포기한 상황에서 한국 배터리 업체에 주문이 쏠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연합(EU)이 도입을 추진하는 산업가속화법(IAA)도 기회가 될 전망이다. IAA는 친환경차 등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유럽 내 생산 기업에만 주는 법안이다. 배터리와 전기차 등이 포함된다.

한국 배터리 업체는 IAA 법안이 세계 1위 CATL 등 중국 기업을 따돌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유럽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과정에서 생산 비용이 대폭 올라 원가 측면에서 한국 기업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SK온은 이반차 공장의 생산시설 개조를 통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에도 나설 방침이다. 유럽 내에서 ESS를 생산하는 기업이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기아도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정면 승부에 나섰다. 유럽 소비자가 선호하는 소형차와 해치백을 잇달아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가격을 중국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췄다.

데브레첸=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