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과 안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주요국이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자유로운 역내 이동을 핵심으로 하는 EU의 ‘솅겐 체제’가 내부에서 무너지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폴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9개국이 국경 통제 계획과 대상 국경을 EU에 신고했다. 독일은 내년 3월 중순까지 인접 9개국과의 모든 국경에서 통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정부는 “높은 수준의 비정규 이주와 이주민 밀입국 알선, 망명 신청자 수용 등 부담으로 공공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와 폴란드도 내년 3월까지 국경 통제를 시행한다. 오스트리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무기 거래와 범죄조직의 위협을 국경 통제 사유로 들었다. 프랑스는 시행 중인 통제 조치를 이달 말까지 유지한 뒤 11월 1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새 국경 통제 기간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EU 회원국 간 자유로운 국경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협정은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다. 1997년 EU 기본법률에 추가된 솅겐 협정은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 등의 절차 없이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해 유럽 통합의 토대가 됐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