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E&A
사진=삼성E&A
국내 증시가 곤두박질치는 와중에 삼성그룹 건설 관계사 삼성E&A 주가는 불기둥을 뿜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두배가량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은 데다, 창사 이래 첫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면서다. 증권가에서도 잇달아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삼성E&A는 전날보다 7.49% 오른 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인 22일에는 16.14% 뛰었다.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는 2.08% 하락했지만 삼성E&A는 37.16% 상승했다.

이 같은 삼성E&A 주가 급등의 첫 번째 배경은 호실적이다. 삼성E&A의 올 3분기 연결 매출은 2조9105억원, 영업이익은 5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8%, 183.6%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인 2520억원의 약 두 배 수준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9619억원으로 당초 제시한 연간 목표치(8000억원)를 넘어섰다.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년 전보다 60.7% 늘어난 2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상 밖 호실적에 삼성E&A는 올해 연간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수주금액은 기존 12조원에서 19조원으로, 매출액은 10조원에서 11조원으로, 영업이익은 8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각각 높였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E&A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해 “관계사 매출 증가가 예상보다 강했던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얀부발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1000억원이 환입된 걸 비롯해 발주처 인센티브 지급, 종료 단계 현장의 정산이익 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주 구성에서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된 점이 눈길을 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기준 삼성E&A의 최대 고객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다. 1조5714억원(매출 비중 32.22%)으로, 삼성전자(1조4915억원·30.58%)를 넘어섰다. 2024년 수주한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이 프로젝트의 규모는 60억달러(약 8조원)가량으로, 삼성E&A의 수주액으로는 창사 이후 최대다.

그렇다고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일감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반도체 투자 사이클에 따라 삼성전자 매출도 늘었다.

확대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경영목표 초과 달성과 시장 요구를 반영한 ‘특별 주주환원’도 단행한다. 회사는 22일 이사회를 열어 이달 23일부터 내년 1월 22일까지 삼성·NH·신한투자증권을 통해 약 7800억원 규모의 보통주 1635만2201주를 장내 매수하기로 결의했다. 이 중 88%인 6900억원어치(1446만5408주·7.38%)는 소각해 발행주식총수를 1억9600만주에서 1억8153만4592주로 줄일 계획이다. 나머지 900억원어치는 임직원 상여 지급 등에 쓸 계획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복되던 일회성 이익이 지속가능한 수익성 상향 및 주주환원 확대로 연결된 점이 가장 긍정적”이라며 향후 2~3년간 연 7조원 이상의 관계사 수주와 에너지 인프라 안건 확대로 2027년 이후에도 매출총이익률 15% 수준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실적과 함께 대규모 주주환원 결정 소식이 나오자 증권가도 환호하고 있다. 지난 22~23일 삼성E&A의 3분기 실적에 대한 리뷰(분석)보고서를 낸 증권사 리서치센터 19곳 가운데 18곳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이에 따라 삼성E&A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실적 발표 전인 지난 21일 7만810원에서 23일 7만6095원으로 2거래일 만에 7.46% 상승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