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폐기물 크레인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대전 환경에너지종합타운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GS건설
GS건설이 ‘폐기물 크레인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대전 환경에너지종합타운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GS건설
사람이 직접 조작하던 폐기물 처리시설 크레인이 폐기물 적재 상태를 파악해 집어 올릴 위치와 옮길 장소를 판단하고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술이 현장 시험을 통과했다. 기존 크레인을 교체하지 않고 자동화 장비를 추가하는 방식이어서 설비 투자와 운영 중단 부담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GS건설은 크레인 전문회사 부천기업과 공동 개발한 '폐기물 크레인 자동화 시스템'의 국내 첫 현장 실증을 마쳤다고 23일 밝혔다. 실증은 대전 환경에너지종합타운에서 진행됐다.

폐기물 크레인은 연료저장조에 모인 폐기물을 섞은 뒤 소각로 투입구로 옮기는 설비다. 폐기물은 종류와 크기, 수분 함량이 제각각이어서 고르게 혼합하고 일정한 양을 투입해야 소각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기존에는 운전원이 크레인을 직접 조작해 폐기물을 옮겼다. 작업 효율이 운전자의 숙련도에 따라 달라지고, 크레인 이동 과정에서 주변 설비와 충돌할 위험도 있었다.

이번 시스템은 여러 대의 거리 센서를 활용해 저장조 내부의 폐기물 분포와 적재 높이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측정 결과를 3차원 지도로 만든 뒤 폐기물을 집어 올릴 지점과 내려놓을 위치를 정해 크레인을 자동으로 움직인다.

폐기물을 집는 버킷의 흔들림을 줄이는 제어 기술도 적용했다. 운전자는 별도의 화면을 통해 폐기물 적재 상태와 크레인 운전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할 때 장비를 조작할 수 있다.

현장 실증 결과 크레인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정확도를 평가한 시험에서 오차가 모두 10㎝ 이내로 나타났다. 반자동 운전 속도도 숙련된 운전원이 직접 조작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현재 시스템은 완전한 무인 운전 단계는 아니다. 일부 작업에는 운전자의 보조가 필요하다. GS건설은 기술을 추가로 개발해 일정한 조건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작업하는 조건부 자율운전 수준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GS건설은 최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천장크레인의 자동화 시스템' 관련 특허도 등록했다. 향후 환경플랜트 운영 현장에 적용해 반복 작업에 따른 운전자 부담과 설비 충돌 위험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GS건설은 2000년 이후 국내에서 21개 환경플랜트 사업을 수행했다. 이 가운데 6개 사업에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참여해 운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기존 크레인을 활용하면서 자동화를 구현해 현장 적용성과 경제성을 함께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폐기물 처리시설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