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주 버넌에 건설 중인 495메가와트급 3층 데이터센터./사진=연합뉴스
미 캘리포니아주 버넌에 건설 중인 495메가와트급 3층 데이터센터./사진=연합뉴스
건설주 주가가 10월 들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회의론이 재점화하자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증권가에서는 데이터센터가 건설사들의 실질적인 수주 시장으로 자리 잡았으나 단기간 주가 변동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13.75% 하락했다. 지수 구성 종목 중 DL이앤씨(-25.58%)를 비롯해 현대건설(-21.28%) 대우건설(-16.74%) GS건설(-13.4%) 등이 일제히 급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E&A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네오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의 신용위험이 건설주 주가 하락의 발단이 됐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의 자금조달 여건까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류태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기업들의 신용위험 우려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그동안 데이터센터와 발전소, 원전 등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건설 업종도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건설주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단기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류 연구원은 "기업별 성장 동력과 무관하게 업종 전반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는 유의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를 감안해 AI와 관련성이 낮은 건설 기업까지 투자 대상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주가와 별개로 국내 건설사들의 데이터센터 관련 프로젝트 자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SK 등 주요 그룹의 자체 수요와 설비투자(CAPEX)에 기반한 프로젝트가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SK그룹은 오는 2029년부터 5GW를 단계적으로 공급하고 2035년까지 총 15GW 구축을 추진한다. 삼성SDS는 2031년까지 AI 인프라에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네이버 역시 엔비디아·브룩필드와 초기 200MW 규모 AI 팩토리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AI 투자에 대한 신용 논쟁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시장은 그룹 자체 수요와 장기 계약을 확보한 프로젝트 중심으로 발주 확대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데이터센터는 이미 국내 건설사들의 실질적인 수주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삼성·SK 등 그룹 설비투자가 본격화하고 추가적인 전력 확보가 이뤄지면 국내 데이터센터는 주택 이외 새로운 대형 건설 수주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