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훠궈 브랜드 '텐텐라이' 메뉴. FG 제공
1인 훠궈 브랜드 '텐텐라이' 메뉴. FG 제공
외식업계에서 ‘1인 훠궈’ 전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국내 훠궈 시장을 석권한 중국 본토 브랜드 하이디라오에 맞서는 국내 토종 외식기업이 1인 훠궈 첫 매장을 서울이 아닌 부산에 내기로 해 눈길을 끈다.

23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외식 전문기업 FG는 오는 28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신규 중식 브랜드 ‘텐텐라이(天天來)’ 1호점을 오픈한다.

FG는 지난해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협찬사로 참여해 이름을 알린 K디저트 ‘부창제과’를 비롯해 1인 샤브샤브 ‘강호연파’, 경양식 ‘태평양돈까스’ 등을 연달아 히트시킨 기업이다. 이번엔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로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중식 여왕’ 정지선 셰프와 손잡고 중식 및 1인 훠궈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번 출점이 업계의 이목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하이디라오와의 정면 대결 구도 속에서 첫 매장을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 내기로 했다는 점에 있다.
FG가 론칭하는 '텐텐라이' 홍보 포스터. FG 제공
FG가 론칭하는 '텐텐라이' 홍보 포스터. FG 제공
앞서 다인용 테이블과 특유의 서비스로 국내 훠궈 시장을 장악해 온 하이디라오는 급증하는 ‘혼밥’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최근 1인 훠궈 브랜드 ‘하이파이브’를 론칭했다. 이달 1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서울 동북권 핵심 상권인 롯데몰 청량리점에도 2호점 출점을 앞두고 있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세를 넓히고 있다.

하이디라오의 독주에 맞서는 FG와 정지선 셰프는 서울 강남이나 성수동 대신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을 1호점 입지로 낙점하는 '역발상 승부수'를 띄웠다. 신규 외식 브랜드가 화제성과 소셜미디어(SNS) 바이럴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서울 핵심 상권에서 출발하는 공식을 과감히 깬 것이다.

부산 서면은 유행에 민감한 2030 젊은 층부터 직장인, 가족 단위 쇼핑객까지 부산 내 유동 인구가 집결하는 메가 상권이다. 텐텐라이 1호점이 들어서는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지역 내 압도적인 집객력을 자랑하는 핵심 유통 거점으로 꼽힌다.

반짝 유행에 그치기 쉬운 서울 핫플레이스 대신, 미식 기준이 까다로운 부산 핵심 상권에서 브랜드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먼저 입증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거점에서 성공 방정식을 완성한 뒤 수도권으로 역진출하는 이른바 ‘북상(北上) 전략’이다.

수도권을 정조준한 하이디라오에 맞서 FG와 정지선 셰프는 한국형 로컬라이징과 메뉴 확장성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중국어로 ‘매일 와’라는 의미를 담은 ‘텐텐라이’는 ‘혼자서도 매일 즐기는 중식 한 끼’를 핵심 콘셉트로 내세웠다. 특별한 날 여러 명이 모여 먹던 외식 메뉴인 훠궈의 문턱을 대폭 낮춰 일상적인 식사 메뉴로 재해석했다.

구체적으로 멸치담백, 얼큰미나리, 매콤버섯 등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친숙한 육수를 앞세워 기존 중국식 훠궈와 차별화를 꾀했다. 여기에 정 셰프가 직접 레시피 개발에 참여한 마파두부밥·면, 총유면, 마라샹궈 등 탄탄한 단품 중식 요리와 마라교자만두 같은 사이드 메뉴를 결합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앞서 ‘강호연파’를 통해 검증된 FG의 1인 샤브샤브 매장 운영 노하우에 스타 셰프의 중식 전문성이 더해져 높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