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전보다 2.8도 높아질 수 있다는 유엔의 경고가 나왔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따른 기온 상승 억제 목표인 1.5도 역시 지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현지시간) 유엔환경계획(UNEP)은 각국이 현행 기후 정책을 유지할 경우 지구 평균기온이 21세기 말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2.8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기대에 못 미치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10년과 비슷한 추세로 증가했다. 다만 산불로 인한 배출이 감소해 총배출량은 2024년 대비 1억t 줄었다. 상승 억제 목표인 1.5도를 달성하려면 2035년까지 배출량을 45% 줄여야 하지만 각국 기후 계획은 11~15% 감축에 그쳐 격차가 크다.
이런 가운데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이 자금 조달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전환계획네트워크(ITPN)가 2016~2023년 세계 약 8000개 상장기업의 재무자료와 기후 공시를 분석한 결과, 기후 전환 계획의 주요 항목을 모두 공시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연간 실효 차입금리가 평균 0.8%포인트 낮았다. 평균 차입금리가 6.84%에서 6.04%로 내려가는 것으로, 상대적으로는 11.7% 감소한 수준이다.
기업의 이자 부담으로 환산하면 차이가 더 뚜렷해진다. 기업들의 중위 부채 규모는 12억5000만달러(약 1조6500억원)였다. 이 정도 부채를 보유한 기업의 차입금리가 0.8%포인트 낮아지면 연간 이자비용이 1000만달러(약 132억원)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계획 공시를 넘어 실제 온실가스 감축을 이행하면 금리 부담은 더욱 줄었다. 유럽 선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공시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이듬해 차입금리가 0.5%포인트 낮았다. 주식시장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감축 목표를 계획대로 이행 중인 기업의 주식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이듬해 밴치마크 초과수익률이 평균 0.582%포인트 높았다.
다만 기후 전환 계획 공시가 기업 이익과 주가 수익률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니콜라 랭거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 교수는 “공시 수준이 높은 기업일수록 경영 역량과 투명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반영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는 세계 경제와 산업을 취재합니다. ‘글로벌마켓’을 통해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되는 소식을 전합니다. 중국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뉴스를 남일같지 않게 들려드리겠습니다.
건설부동산부와 사회부 교육팀을 거쳐 국제부에 왔습니다. 사회부 시절 서이초 사건을 단독 보도해 제55회 한국기자상과 2024년 한국신문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듬해 사교육 현장을 파헤친 <대치동 이야기>를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