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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 '수능 서논술형 도입' 시안 발표 연말로 연기
국교위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회의를 열고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추진 일정을 논의한 결과, 당초 10월 말로 예정했던 시안 발표를 연내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위원들은 시안 발표 연기에 전원 동의했다. 발표 시한을 연내로 정하는 방안과 추후 결정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눈 끝에 연내 발표로 결론 내렸다.
시안 발표를 늦추기로 한 것은 주요 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교위는 지난 8월부터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과 고교 내신 서·논술형 평가 확대 등을 논의해 왔지만 평가의 공정성과 사교육 확대 가능성 등을 놓고 우려가 제기돼 왔다.
서·논술형 평가는 학생의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등을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채점자의 주관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대규모 수험생이 응시하는 수능에서 채점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과제로 꼽힌다. 서·논술형 평가에 대비한 사교육 수요가 늘어나 교육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일부 쟁점에 대한 국교위 내부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영환 위원은 "열성적으로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쟁점이 되는 사안들이 남아 있다"며 "그 사안들을 국교위 회의에서만 결정하기보다는 충분한 의견 수렴과 공론화가 필요한 사안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현장과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조속한 발표가 아니라 지금보다는 더 나아진 대한민국 교육의 모습"이라며 "더 잘 준비해서 국민들께 책임 있게 이 안을 내놓자"고 시안 발표 연기를 제안했다.
관계부처와의 사전 협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발표 연기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교위 사무처에 따르면 교육부에는 지난 8월부터 초안을 전달해 검토를 요청했으며, 이달 16일에는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도 소관 과제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다만 국교위 내부에서 논의 중인 쟁점 사항은 제외한 상태로, 관계부처에 이달 말까지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부처 의견이 도착한 이후에도 이를 검토하고 국교위 차원의 추가 논의를 거쳐야 한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국교위 초안에 대한 교육부의 검토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차관은 "저희가 검토 의견을 드리지만 그것의 반영 여부는 저희가 만족할 만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10개년 계획이니까 아주 세세한 내용이나 예산과 관련된 시기를 못 박기보다는 큰 방향 위주로 계획이 수립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감사 일정 등으로 실무 검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시간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특히 정부 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안을 공개할 경우 교육현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 차관은 "기본적으로 지속적인 계획이기 때문에 정부가 합의해서 시안조차도 발표해야 된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며 "국민들이나 교육현장 분들은 당연히 시안이 정부 합의안으로 나오겠거니 생각할 텐데, 정부에서 걸러지지 않고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 의견 수렴이라는 것 때문에 나갔을 때는 교육현장의 혼란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표 연기 자체에는 위원들이 공감했지만 새로운 발표 시한을 정하는 문제를 놓고는 의견이 갈렸다. 김경회 위원은 “발표 시한을 정하지 않으면 사실상 무기한 연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연말까지는 시안을 공개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덕제 위원도 “내년 3월 말 최종 확정 일정을 고려하면 적어도 연내에는 시안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박영환 위원은 관계부처 협의와 쟁점별 공론화에 필요한 시간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 위원은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시기를 특정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오늘 결정할 수 있는 수준과 이후에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 위원 역시 "12월 말까지 끝낼 수 있겠다는 판단의 근거가 없다”며 “논의를 더 진행한 뒤 발표 시점에 대한 판단이 설 때 일정을 정하면 된다"고 했다.
차 위원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시안 발표를 기다리는 국민들께는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관계기관 협의와 의견 검토를 충분히 거쳐 완성도 높은 시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가교육발전계획은 2028년부터 2037년까지 향후 10년간 국가교육의 중장기 방향을 정하는 계획이다. 국교위는 당초 이달 말 시안을 발표하고 국민 의견수렴과 공론화를 거쳐 내년 3월 31일까지 최종 확정할 방침이었다. 국교위는 시안 발표가 연기되더라도 내년 3월 말 최종 확정 목표는 유지하기로 했다. 향후 전문가 포럼과 이해관계자 간담회, 국민참여위원회 토의, 공론조사, 온·오프라인 공청회 등을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