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중동형 K2 전차 /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 중동형 K2 전차 /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이 20일 장 초반 하락세다.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약 10% 밑돌면서 증권사 7곳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낮췄다.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 물량의 생산 안정화로 방산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후속 수주 지연과 내년 수익성 악화 우려가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9시20분 현대로템은 전 거래일 대비 11.12% 하락한 8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로템의 주가 하락은 올 3·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자 증권사 7곳이 일제히 목표주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의 실적을 분석한 SK증권, 현대차증권, 신한투자증권, iM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7개 증권사는 모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를 가장 낮게 제시한 곳은 신한투자증권이다. 기존 23만원에서 15만원으로 34.8% 낮췄다. 현대차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16만원, 삼성증권은 16만6000원으로 조정했다. SK증권은 18만원, iM증권은 19만원, 키움증권은 19만5000원을 제시했다. 다만 7개 증권사 모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목표가 줄하향의 출발점은 시장 기대치를 밑돈 실적이다. 현대로템의 3·4분기 매출은 1조62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2471억원으로 11.1% 감소하며 시장 전망치를 10% 밑돌았다. 원화 강세로 매출 성장폭이 둔화된 영향이다.

방산 부문의 수익성은 개선됐다. 방산 부문 영업이익률은 28.1%로 전분기 24.5%보다 3.6%p 상승했다.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 물량의 인도가 시작되면서 수익성이 회복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내년 실적을 뒷받침할 신규 수주다. 폴란드 2차 계약 물량은 정상적으로 생산되고 있지만 후속 계약 체결이 늦어지면서 내년 방산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수출 물량이 줄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국내 사업 비중이 확대되면 영업이익률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폴란드 2차 생산 안정으로 방산 이익률은 반등했지만 추가 수주가 관건"이라며 "폴란드 3차 계약 시점 확인이 재평가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전망치도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조2870억원에서 9792억원으로 23.9% 하향했다. 키움증권 역시 신규 수주 지연과 국내 양산 비중 확대를 반영해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20.4% 낮췄다.

해외 수주 일정도 불확실하다. 폴란드 3차 계약은 연내 협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기술 이전 범위와 현지 생산 관련 협의가 남아 있다. 페루 전차 사업은 현지 정부 교체와 예산 문제로 계약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라크 사업 역시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협상 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방산 부문의 신규 수주 성과가 부진하다"며 "연내 기대하던 수주 사업들이 상당수 내년으로 순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방산 종목들의 주가 조정과 수주 파이프라인 불확실성 확대, 내년 믹스 악화에 따른 이익 추정치 하향과 멀티플 조정을 반영해 목표 주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해외 수출과 관련해서는 페루의 경우 올해 11월 현지 국회 심의 승인 절차 진행 예정이기에 내년 초 계약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루마니아는 조만간 신임 총리 선임 결정이 예상되는 만큼 신정부 출범 후 사업 본격화와 내년 1분기 내 수주가 기대된다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