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조식에 대욕장까지"…日호텔 '가성비' 앞세워 해외 진출 [도쿄나우]
"비행기표, 음식료 다 올랐는데 숙박비라도 아껴야죠."

일본 비즈니스호텔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적으로 숙박비가 치솟으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여행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은 것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파그룹과 루트인그룹, 도요코인 등 일본 대형 비즈니스호텔 3사는 2030회계연도께 해외 객실 수를 2025회계연도보다 약 60% 늘릴 계획이다. 일본에서 쌓은 저비용 운영 노하우와 표준화된 객실, 무료 조식 등을 앞세워 해외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아파그룹은 2030회계연도 해외 객실 수를 2025회계연도의 두 배인 1만실로 확대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텍사스주 등에 호텔을 열고 캐나다에서도 추가 출점한다. 호주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북미 현지 브랜드인 ‘코스트호텔스’를 활용하는 동시에 인수합병과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2025년 11월 결산기 기준 약 3%인 해외 매출 비중을 장기적으로 1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루트인그룹은 현재 베트남과 사이판에서 리조트호텔 3곳, 약 740실을 운영하고 있다. 2027년 이후 베트남에 비즈니스호텔을 포함한 5곳을 추가로 열어 해외 객실을 약 2300실로 늘릴 계획이다.

도요코인은 2028년 영국 히스로공항 인근에 호텔을 연다. 한국과 필리핀, 몽골, 프랑스, 독일에서 17곳, 5800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 버밍엄과 독일 베를린 진출도 검토 중이다. 한국에서 도미인 호텔 2곳을 운영하는 교리쓰메인터넌스는 북미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슈퍼호텔도 지난 3월 베트남에 재진출했다.

숙박비 급등 속 ‘일본식 가성비’ 승부

해외 진출 확대의 배경에는 여행 비용 상승이 있다. 세계적인 물가·인건비 상승으로 호텔 요금이 오른 데다 중동 불안에 따른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까지 겹치면서 여행객의 부담이 커졌다.

일본 업체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대욕장과 무료 조식 등을 제공하는 운영 방식이 해외에서도 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일 관광객을 통해 일본 비즈니스호텔의 시설과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이 늘었다는 점도 기회 요인이다.

도요코인은 한국에서도 수급에 따라 객실 요금을 수시로 바꾸지 않는 ‘원칙적 단일 가격’ 방침을 적용하고 있다. 서울의 평일 싱글룸 가격은 평균 9만2000원이다. 객실도 일본 내 호텔과 같은 사양으로 제공한다. 슈퍼호텔은 베트남 신규 호텔에 대욕장을 마련했다.

모토야 잇시 아파그룹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인 특유의 작으면서도 고성능인 시설은 ‘메이드 인 재팬’ 호텔 브랜드로 각국에서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여행시장은 중산층 확대에 힘입어 성장할 전망이다. 유엔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2030년 세계 관광객 수는 20억명으로, 2025년보다 약 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국내 시장은 성장 여력이 떨어진다. 미즈호은행은 2030년 일본 내 연인원 기준 숙박객 수가 6억7100만명으로, 2025년보다 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방일 관광객 증가에도 인구 감소가 전체 수요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출장 수요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구로다 마이코 도요코인 사장은 “출장 횟수가 줄면서 국내 수요가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해외 경쟁도 만만치 않다. 미국 힐튼 등 글로벌 호텔업체들도 중간 가격대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자국에서 검증한 운영 효율과 서비스를 현지 시장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용하느냐가 해외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