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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금자리론 채무조정 올들어 1.4만건…5년 새 4배 이상 급증
경기 악화로 실직·폐업 등 늘어
원금상환 유예가 대부분 차지
원금상환 유예가 대부분 차지
이 기사는 10월 15일 오후 3시30분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수요자 대상 정책대출인 보금자리론의 채무조정이 급증했다. 금리 상승 충격이 가중되면 보금자리론을 갚지 못하는 서민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신청자가 늘면서 보금자리론 채무조정액도 빠르게 증가했다. 채무조정액은 2021년 1~8월 188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엔 6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 처음으로 700억원대로 올라섰다.
보금자리론은 연소득 7000만원이 안 되는 무주택자 및 1주택 가구가 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빌릴 수 있는 장기 고정금리 대출이다. 일반 은행 대출에 비해 금리가 낮은 분할 상환 대출임에도 채무조정이 늘어난 건 경기 악화로 실직하거나 폐업한 차주가 많아진 영향이다.
보금자리론 원금상환유예는 실직(휴직)·폐업(휴업), 부부 합산 소득 20% 이상 감소, 의료비 지출 규모가 부부 합산 연소득의 10% 초과 등을 사유로 신청할 수 있다.
보금자리론 공급을 늘리고 채무조정 제도를 개선한 것도 채무조정이 증가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주택금융공사는 3년간 매년 1회 부여하던 원금상환유예 기간을 최대 5년(연간 1회)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보금자리론 공급액 목표치를 전년(17조2500억원)보다 16.2% 많은 20조원으로 늘렸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공급량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4대 중증질환 환자 증빙자료 요건을 완화하고 유예 대상 및 기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채무조정 제도를 개편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신청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차주가 원리금을 끝내 갚지 못하면 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 담보주택을 경매로 넘긴다. 주택금융공사가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보금자리론 담보주택에 대한 경·공매 신청은 총 2395건으로 직전 3년 평균(1076건)보다 두 배 넘게 불어났다. 같은 기간 대출 원금은 1079억원에서 3314억원으로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민층 주거를 안정시키려면 단순히 대출금과 채무조정 기간을 늘릴 게 아니라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근본적인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