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인기를 끈 롯데월드 ‘인외(人外)’ 페스티벌.  /롯데월드 제공
SNS에서 인기를 끈 롯데월드 ‘인외(人外)’ 페스티벌. /롯데월드 제공
2m 넘는 키의 신사가 고개를 아래로 기울인다. 눈, 코, 입조차 없는 가로등 모양 머리 아래로 우아한 손짓이 이어지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최근 롯데월드가 선보인 ‘다크 판타지 페스티벌’의 열기가 뜨겁다. 그중에서도 ‘가로등 신사’와 ‘촛대 숙녀’ 같은 사물 형상의 ‘인외(人外) 캐릭터’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롯데월드 공식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은 공개 단 하루 만에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했을 정도다. 사물 머리를 한 기묘한 캐릭터에 대중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퍼레이드를 총괄 기획한 박재영 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팀 감독은 ‘어른들의 잊혀진 기억과 감정’에 집중했다고 했다. 박 감독은 “우리가 성인이 되며 잊어버린 소중한 꿈과 감정은 과연 어디로 갔을까 하는 질문에서 기획을 시작했다”며 “어릴 적 롯데월드라는 공간에서 품은 마음들이 다른 차원에 모여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세계관과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 설정부터 이런 서사를 뒷받침한다. 가로등 신사 베스퍼는 황혼의 경계에서 오래된 기억을 불러오는 몽상가이자 ‘잊어버린 꿈’ 그 자체를 상징한다. 촛대 숙녀 캔드라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처럼 마음속에 남아 있는 ‘희망과 설렘’을 뜻한다. 겉모습은 인간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우리 내면의 가장 순수한 감정을 시각화한 존재인 것이다.

롯데월드 측은 ‘빈칸이 주는 상상력의 확장’을 인기 요소로 꼽았다. 박 감독은 “인간과 다른 낯섦을 스스로 해석해 나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며 “외형적으로 전달되는 정보가 지극히 한정적이지만 그 덕에 관객이 상상력과 경험으로 캐릭터의 표정, 서사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월드는 몰입·체험형 콘텐츠를 다수 내놓을 계획이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이전에는 좀비 페스티벌을 하더라도 호러의 강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관객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다크 판타지 페스티벌은 다음달 15일까지 열리며, 같은 달 13일까지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서울스카이에서 매주 금요일 ‘베스퍼 포토타임’이 진행된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