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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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가 전문성보다 '대장동·성남라인'과의 인연을 앞세워 이뤄지고 있다는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기관 성격과 동떨어진 경력의 인사가 잇따라 요직에 오르면서 '낙하산 인사'를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15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건설근로자공제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임명된 장건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74)은 당시 증권사 전무를 지낸 경쟁 후보를 제치고 자리에 올랐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건설 노동자의 퇴직공제금을 모아 굴리는 기관으로, 기금 운용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리로 꼽힌다. 그럼에도 투자업계 전문가 대신 비전문가가 선택된 것이다.

장 이사장은 공제회 지원 자기소개서에서도 "기독신앙인으로서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소명을 갖고 삶의 현장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섬김과 나눔을 통한 사랑을 실천하고자 애써왔다"는 등 직무와 무관한 소신과 이력을 내세웠다. 장 이사장은 또 "불의하고 불평등한 사회악을 척결하고자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싸우며 일상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왔다"고도 적기도 했다. 수조 원대 기금을 굴리는 기관의 수장 지원서에 금융 운용 역량보다 신앙과 봉사 경력이 앞세워졌다는 점에서 적합성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이사장은 이 대통령이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던 2004년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에서 공동대표를 지냈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은 이때부터 3년간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장 이사장의 직전 경력도 경기도 출연기관인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이다. 이 역시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임명됐다. 이 대통령과 김 실장이 함께 몸담았던 시민단체 인맥이 공공기관장 인선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비슷한 사례는 더 있다. 김 실장의 결혼식 주례를 맡았던 하동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73)은 서류·면접 심사에서 최하위권 점수를 받고도 지난 4월 사장에 임명됐다. 연봉은 2억4300만원에 달한다. 남광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역시 같은 달 서류·면접 점수가 더 높았던 1위 경쟁자를 제치고 임명됐다. 남 원장은 성남시민모임의 초대 사무국장을 지냈는데, 당시 집행위원장이 이 대통령, 간사가 김 실장이었다.

'성남라인' 외에 이재명 캠프 등 선거 과정에서 맺은 인연으로 발탁된 인사 가운데 직무 연관성이 낮은 경우도 적지 않다. 최재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이 대통령의 '햇빛소득마을', 주민참여형 태양광 공약에 앞장선 인물이다. 2023년부터 주민참여재생에너지운동본부 대표와 햇빛배당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지냈지만, 그 이전에는 주로 농어업 정책 분야에서 활동해 에너지 전문가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4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에 임명된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이 대통령과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화예술과 문화산업, 관광 진흥을 위한 연구·조사·평가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야권에서는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성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공기관장 선임이 심사 점수와 전문성보다 '인연'이 우선한다는 인상을 주는 인사는 정부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성남라인 보은 인사가 점입가경"이라며 "공공기관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기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