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 다세대, 빌라들이 밀집한 주택가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 다세대, 빌라들이 밀집한 주택가 모습. 사진=한경DB
전세사기 피해자 4명 가운데 3명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가 청년층에 집중됐지만 전세보증 관련 교육·홍보 참여 인원은 3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예방 대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세사기피해자법 시행 이후 올해 8월까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례는 총 4만936건이다.

이 가운데 20대가 1만349건, 30대가 2만738건이었다. 두 연령대를 합한 2030세대 피해는 3만1087건으로 전체의 75.9%를 차지했다.

특히 20대 피해는 비교적 적은 보증금 구간에 집중됐다. 20대 피해 인정 사례 가운데 보증금 2억원 이하가 9908건으로 95.7%에 달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처음 전세계약에 나선 청년들이 피해에 취약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서도 청년층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27만7988건 가운데 2030세대 가입은 18만4153건으로 66.2%를 차지했다. 보증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64조7310억원 중 40조493억원이 청년층 몫이었다. 비중은 61.9%다.

청년층의 보증 가입은 최근 감소했다. 2030세대 가입 건수는 2023년 20만1947건에서 지난해 18만4153건으로 1만7794건 줄었다. 감소율은 8.8%다. 같은 기간 전체 가입 건수도 11.2% 감소했다.

전세시장 변화와 보증 가입 요건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 만큼 청년층의 보증 접근성이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때 HUG가 대신 반환하는 제도로, 청년층의 전세금 보호와 직결된다.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HUG의 교육·홍보 참여 인원은 2022년 약 800명에서 지난해 약 200명으로 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관련 예산은 2800만원에서 3200만원으로 늘었다.

교육과 홍보가 부동산 박람회 등 행사 참여를 중심으로 운영돼 실제 전세계약을 앞둔 청년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됐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 의원은 "전세사기 피해자 4명 중 3명이 2030세대라는 것은 청년층의 주거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전세보증이 청년들의 주거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실제 수요와 시장 여건을 반영해 보증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사기는 피해가 발생한 뒤 구제하는 것만큼 계약 단계에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HUG는 행사 중심의 홍보에서 벗어나 선순위채권과 근저당권 확인, 보증 가입 가능 여부 등 계약 전 위험을 판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