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사진=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사진=뉴스1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으로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자신을 "위법한 검찰 권력이 자행한 국가폭력의 피해자"라고 규정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공격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는 14일 페이스북에 "어제 수원구치소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를 만났다"며 "2022년 9월 구속된 뒤 다섯 번째 가을을 차가운 독방에서 맞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 긴 시간을 버텨온 사람이 담담하지만 무거운 목소리로 '나는 위법한 검찰 권력이 자행한 국가폭력의 피해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국가폭력으로 시작된 피해는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오늘도 그가 갇혀 있는 이 시간 자체가 국가폭력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상태"라며 "국가가 저지른 폭력으로 생긴 피해를 국가가 바로잡는 것은 시혜가 아니라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이화영 전 부지사가 요구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 있는 해소"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일부 언론에서 '대통령을 향한 불만을 감추고 전략을 바꿨다'고 보도한 데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화영 전 부지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재명 대통령을 공격한 적이 없다"며 "그가 처음부터 하고 싶어 한 말은 하나였다. 나는 조작된 수사의 피해자이니 국가가 이 피해를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그가 느낀 섭섭함은 대통령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며 "국가폭력의 피해가 이렇게 오래 방치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폭력을 자행한 박상용 검사 등 수원지검, 더 나아가 대검찰청과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의원 등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하염없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 그 서러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서러움이 대통령에 대한 원망으로 와전된 데는 제 책임이 크다"며 "그의 말을 세상에 전하는 사람은 변호인인 저다. 그의 마음을 온전히 전하지 못하고 대통령을 향한 공격처럼 비치게 한 것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 때문"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그렇지 않아도 갇힌 몸으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저로 인해 또 하나의 짐을 지게 한 것 같아 참으로 송구하다"며 "몸이 갇힌 사람에게 남은 것은 말뿐이다. 그 말마저 정치적 계산으로 읽히는 것이 그를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더욱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이화영은 개인 뇌물 사건이 있어 사안이 다르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대북 송금 사건과 함께 유죄가 선고된 뇌물 사건 역시 조작 기소에 의한 조작된 판결"이라며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이화영 전 부지사는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나는 민주당, 이재명 정부를 언제나 동지라고 생각해 왔다.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나를 뇌물 사범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동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섯 해 가까운 수감 생활 속에서도 그는 동지를 원망하지 않았다. 다만 동지에게서 듣는 그 한마디가 검찰의 조작보다 더 아팠던 것"이라며 "이화영 전 부지사는 지금도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동지라 부른다. 이제는 국가가, 그리고 동지들이 그의 피해에 응답해 줄 차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고 800만달러 대북 송금에 공모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8개월형이 확정됐으며, 2022년 9월부터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그가 주장해 온 검찰의 '연어 술 파티' 회유 의혹과 관련해서는 지난 6월 위증 혐의로 징역 4개월이 추가됐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