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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지 샀는데도 안된다니"…'깜깜이 행정'에 뿔났다
14일 재생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전국태양광발전협회와 기후솔루션은 전기사업법이 규정한 전력망 정보공개 기준을 정부가 마련하지 않았다며 15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전기사업법 제20조의2가 송·배전사업자의 전기설비 용량과 이용 현황 등을 공개하도록 했지만, 구체적인 공개 기준을 정한 부령이 제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해당 조항은 2019년 10월 시행됐다.
청구인 측은 계통정보 부족으로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청구인은 올해 4월 태양광 발전소 2곳을 설치하기 위해 한국전력에 계통 여유용량을 사전 확인받고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했지만, 한전이 주변압기 용량 부족을 이유로 계통 연계가 어렵다는 의견을 내면서 허가를 받지 못했다. 청구인 측은 다른 사업자가 계통을 먼저 이용하게 되면서 사업이 불허가됐으며, 접속 정보를 충분히 알았다면 투자 지역과 시기를 달리해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전력망 접속 자체를 보장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사업자가 투자 전에 접속 가능성과 이용 조건을 판단할 수 있도록 법률이 정한 정보공개 기준을 마련하라는 취지다. 발전소를 지어도 전력망에 연결하지 못하면 전기를 판매할 수 없는 만큼, 사업 초기부터 접속 여건을 파악할 수 있어야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전력망 혁신대책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이상 보급을 목표로 계통 운영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호남권 계통관리변전소 지정을 이달 1일 해제하고, 유연접속 등을 통해 기존 전력망의 수용 능력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유연접속은 전력망 여건에 따라 발전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발전소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접속 기회를 늘리는 것과 사업자가 실제 접속 시기 및 출력제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다.
현재 계통정보가 전혀 공개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변전소별·연도별 여유용량과 망 보강계획 등을 한전ON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청구인 측은 접속 대기 현황과 예상 접속 시기 등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력시장에서는 발전사업자가 전력을 판매할 때 적용되는 가격과 정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왔다. 이번 헌법소원은 그보다 앞선 단계인 전력망 접속에서도 정보 비대칭을 줄여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민간 사업자가 접속 가능성과 사업성을 판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실제 투자와 설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