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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거 더 써야겠네"…노트북 사러 갔다가 돌아선 까닭
노트북 사려다 가격표 보고 '빈 손'으로…최대 88만원 올랐다
PC 출하량 1년 새 '급감'
부품값 상승에 판매가↑
내년 출하량도 감소 전망
PC 출하량 1년 새 '급감'
부품값 상승에 판매가↑
내년 출하량도 감소 전망
A씨가 지갑을 닫아야 했던 이유는 부품값이 오른 영향이 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부품값 상승으로 인한 가격 부담이 노트북 교체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제조사가 부품을 확보하더라도 소비자가 인상된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면 수요 회복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6월 맥북 가격을 인상했다. 회사는 메모리와 저장장치용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맥북 프로 시작 가격을 1699달러(약 227만원)에서 1999달러(약 267만원)로 인상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북6를 사양별로 17만~88만원씩 인상했다.
시장조사업체들도 핵심 부품의 비용 상승이 완제품 구매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공통된 분석을 내놨다. 가트너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올 2분기 D램 비용이 1년 전보다 5배 뛰면서 PC 제조사들이 이를 판매가로 전가했다고 설명했다. 트렌드포스도 지난 8일 중앙처리장치(CPU)·D램·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 상승을 제조사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가격 부담은 이미 출하량 감소로 나타났다. 가트너는 올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5540만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줄어든 것. 2023년 1분기 수준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가트너는 가격 상승뿐 아니라 제조사의 부품 배분 우선순위 조정, 고가 사양 중심의 제품 구성 등이 맞물려 출하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가 제품 공급이 줄면서 소비자 교체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기업도 PC를 광범위하게 도입하기보다 워크스테이션·인공지능(AI) PC 등에 지출을 집중했다.
업체별로도 온도 차가 나타났다. 전 세계 상위 6개 업체 출하량은 모두 감소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와 일반 기업용 시장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HP의 감소율이 30.9%로 가장 컸다. 델도 이 기간 25.4% 줄었다.
반면 애플은 대중적인 맥북 제품군에 힘입어 감소율이 7.1%로 가장 작았다. 시장점유율은 8.8%에서 10.5%로 오히려 1.7%포인트 확대됐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올해 출하량를 뒷받침한 요인으로 교체 수요가 앞당겨진 상황을 꼽았다. CPU 공급 개선, 제조사의 조기 조달, 일부 교체 수요 선반영 등이 현시점 출하량을 지탱했다는 관측이다.
다만 전체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낸 상태로 볼 순 없다. 올 하반기 이후로 예상했던 구매 일부가 앞당겨지면서 향후 교체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 가깝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재고가 소진되면 제조사는 부품값 상승 압력에 더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이 한 자릿수 초반 비율로 감소한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제조사가 비용 일부를 흡수하고 제품 구성과 사양을 조정하면 한 자릿수 초반대 감소 폭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D램·CPU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비용이 소비자에게 추가 전가될 경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감소 폭도 한 자릿수 후반대로 확대될 수 있다.
제조사가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고 해서 부담이 사라지는 상황도 아니다. 트렌드포스 분석을 보면 판매가 900달러인 일반 노트북에서 CPU·D램·SSD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기 기준 전체 부품 원가 가운데 약 68%로 나타났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