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용산구 코튼클럽 사운즈 한남에서 열린 스카이스캐너 트래블 트렌드 2027 미디어데이. 사진=신용현 기자
14일 서울 용산구 코튼클럽 사운즈 한남에서 열린 스카이스캐너 트래블 트렌드 2027 미디어데이. 사진=신용현 기자
내년 한국인 여행객은 지출을 무작정 줄이기보다 '의미'를 두는 항목에 예산을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검색량이 가장 크게 늘어난 여행지는 일본 홋카이도의 하코다로 집계됐였다.
여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는 14일 서울 용산구 코튼클럽 사운즈 한남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트래블 트렌드 2027'을 공개했다.

스카이스캐너는 전 세계 2만8000여명(한국인 여행객 1000명 포함) 대상으로 설문했다. 응답자의 80%가 내년에도 올해와 같거나 더 많이 여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항공권과 숙박에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이 쓰겠다는 응답은 각각 73%, 68%였다. 회사 측은 전체적으로는 알뜰하게 여행하면서도 항공·숙박 같은 핵심 항목에는 예산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스카이스캐너는 내년 여행의 핵심어로 '더 제대로 쓰는 여행(Travel, Better Spent)'을 제시했다. 얼마를 썼는지보다 여행 뒤에 남는 경험과 가치를 기준으로 만족도를 따지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가성비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는 "항공료를 아껴 현지 경험에 더 쓰는 사람이 있고, 유럽행 비즈니스석을 고집하는 대신 현지 활동을 줄이는 사람도 있다"며 "자신에게 중요한 항목을 파악해 합리 절충점을 찾는 것이 '제대로 쓰는 여행'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14일 서울 용산구 코튼클럽 사운즈 한남에서 열린 스카이스캐너 트래블 트렌드 2027 미디어 데이. 사진=신용현 기자
14일 서울 용산구 코튼클럽 사운즈 한남에서 열린 스카이스캐너 트래블 트렌드 2027 미디어 데이. 사진=신용현 기자
스카이스캐너가 꼽은 7대 트렌드는 굿즈 순례, 짐케이션, 환테크 여행, 로그아웃 트립, 로컬 사운드 헌터, N차 신혼여행, 문명 로드트립이다.

'굿즈 순례'는 지역 한정 상품이나 현지 마트 제품을 사기 위해 일정을 짜는 여행이다. 응답자의 61%는 최근 특정 장소에서만 파는 상품을 사려고 여행지나 매장을 찾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행 중에도 운동과 식단 관리를 이어가는 '짐케이션' 수요도 커지고 있다. 피트니스 시설을 기준으로 숙소를 찾고 고르겠다는 응답은 전체의 31%, Z세대에서는 39%였다. 스카이스캐너 전 세계 이용자 가운데 '헬스클럽' 필터 검색이 많은 도시로는 서울을 비롯해 태국 방콕·푸껫, 인도 뭄바이, 미국 뉴욕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환율 흐름에 맞춰 목적지를 정하는 '환테크 여행'도 확산할 전망이다. 응답자의 54%는 유리한 환율을 고려해 여행지를 바꾼 경험이 있다고 했다.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휴식에 집중하는 '로그아웃 트립'과 관련한 응답도 나왔다. 응답자의 35%는 휴대전화 없이 외부와 연락이 끊긴 상태라면 여행의 순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Z세대 응답자의 30%는 여행 중 디지털 기기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끊는다고 했다.

다음으로 '로컬 사운드 헌터'도 이름을 올렸다. 대형 스타디움 공연을 넘어 재즈 클럽, 창고 공연장, 숲속 페스티벌 등 현지 공연을 찾아다니는 여행이다. 현지의 독특한 장소에서 음악을 즐기고 싶다는 응답은 24%, 현지 바에서 즐기고 싶다는 응답은 23%였다.

신혼여행을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여러 차례 나눠 떠나는 것이 'N차 신혼여행'이다. 응답자의 31%가 이미 다녀왔거나 다녀올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결혼 직후 소박하게 떠나는 '미니문'부터 몇 년 뒤의 기념 여행까지 아우른다.

역사 유적과 건축물을 직접 찾아가는 '문명 로드트립'도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응답자들은 여행 영감을 얻는 대상으로 역사적 건축물(44%), 역사적 인물(35%), 문명을 다룬 영화·TV 프로그램(33%)을 꼽았다.
14일 서울 용산구 코튼클럽 사운즈 한남에서 열린 스카이스캐너 트래블 트렌드 2027. 제시카민 여행 전문가가 내년 여행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용현 기자
14일 서울 용산구 코튼클럽 사운즈 한남에서 열린 스카이스캐너 트래블 트렌드 2027. 제시카민 여행 전문가가 내년 여행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용현 기자
제시카민 전문가는 이 가운데 한국인 여행객에게 가장 영향력이 클 트렌드로 환테크 여행을 꼽았다. 누구나 예산이 정해져 있는 만큼 환율 변동에 맞춰 여행지를 고르는 데 공감대가 클 것이라는 이유다. 길거리와 매장 곳곳에서 캐릭터 상품이 인기를 끄는 점을 들어 굿즈 순례도 공감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스카이스캐너
사진=스카이스캐너
스카이스캐너 데이터에 따르면 내년 한국인에게 가장 주목받을 여행지는 일본 하코다테였다. 검색량이 443% 증가했다.

스카이스캐너는 하코다테를 비롯한 일본 소도시의 검색량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 신규 노선 확대와 엔저, 여유로운 소도시 여행에 대한 관심을 꼽았다.

다음으로 룩셈부르크(312%), 베트남 퀴논(274%), 중국 옌타이(246%), 일본 오미타마(199%)가 뒤를 이었다.

항공권 가격 하락 폭이 가장 커 '가성비 여행지' 1위에 오른 곳은 일본 미야자키(-34%)였다. 독일 함부르크(-29%), 호주 퍼스·캐나다 밴쿠버(각 -22%), 태국 치앙마이(-20%) 순이었다.
14일 서울 용산구 코튼클럽 사운즈 한남에서 열린 스카이스캐너 트래블 트렌드 2027. 제시카민 여행 전문가가 내년 여행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용현 기자
14일 서울 용산구 코튼클럽 사운즈 한남에서 열린 스카이스캐너 트래블 트렌드 2027. 제시카민 여행 전문가가 내년 여행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용현 기자
여행 준비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응답자의 61%는 AI로 여행을 계획하고 예약하는 데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주된 용도로는 여행 옵션·가격 비교(34%)와 일정 짜기(32%)를 꼽았다.

AI 에이전트가 검색부터 예약까지 대신하면 가격 비교 플랫폼이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시카 민 전문가는 "AI 확산으로 사이트 유입 구조가 바뀌는 것은 모든 브랜드가 함께 고민하는 문제"라며 "스카이스캐너의 전문성과 독자 데이터를 AI에 어떻게 접목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제시카 민 여행 전문가는 "뚜렷한 목적을 가진 장거리·이색 여행지도 관심을 받고 있다"며 “2027년에는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반영해 여행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식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