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5%대로 급락했지만, 6천선을 겨우 지켜냈다.전날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19일(-5.80%) 이후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5%대로 급락했지만, 6천선을 겨우 지켜냈다.전날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19일(-5.80%) 이후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이 '두번째 저점'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외국인 매도에 따른 수급 공백과 투자심리 위축이 주가를 끌어내렸을 뿐,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한 실적 흐름은 견고하다는 진단이다. KB증권은 내년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 1000조원 가능성에 주목하며 'W자 반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5.9%, 21.3% 급락하며 주가수익비율(PER) 3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4배 수준까지 밸류에이션이 하락했다"며 "이는 2025년 10월과 지난해 4월의 저평가 국면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주가 조정은 올해 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가 200조원을 웃돈 가운데 이달에만 약 12조원의 순매도가 집중되며 수급 공백이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최근 외국인의 매도는 반도체 업황과 실적에 대한 우려보다는 금리, 유가 등 매크로 변수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8.89포인트(5.46%) 내린 6035.35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6월19일 기록한 사상 최고점(장중 9385.59)과 비교하면 무려 36% 낮은 수준이다. 또 이날 하락률은 지난 8월19일(-5.80%) 이후 가장 높다. 지수는 전장 대비 198.16포인트(3.10%) 내린 6186.08로 개장해 낙폭을 키운 채 6000선 밑으로 미끄러졌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59% 내린 2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주가는 지난 5거래일간 총 4만4000원(16%)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8.54% 급락한 146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5거래일간 총 39만8000원(22%)이 증발했다. 올해 반도체주 활황 당시 한때 각각 2000조원을 넘기기도 했던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이날 1000조원대를 가리키며 장을 마감했다.

KB증권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내년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 1000조원이 가시권에 들어왔고, 실적 컨센서스도 상향 추세라고 주가 상승을 예견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과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각각 626조원(삼성전자 367조원, SK하이닉스 259조원), 944조원(삼성전자 555조원, SK하이닉스 389조원)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들어 내년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000조원(삼성전자 600조원, SK하이닉스 40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적 컨센서스의 상향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는 내년 메모리 공급 부족이 한층 심화되는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메모리 가격의 큰 폭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양사의 실적 추정치는 향후에도 상향 조정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본부장의 의견이다.

KB증권은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락이 수급과 공포가 만든 두 번째 저점이라고 판단하면서 실적이 견인할 W자 반등을 기대했다. 김 본부장은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대비 각각 7.4%, 10.1% 급락했다"며 "중국 CXMT의 서버용 D램 연말 출시 계획과 인텔 및 브로드컴 CEO의 AI 투자 지속을 위한 자본 조달 중요성 강조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자극하며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주가 하락을 촉발한 표면적 우려에 불과하며, 실제 급락의 핵심 배경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에 따른 수급 공백과 주가 급락에 따른 일시적 공포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또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으로부터 삼성전자 주식 2조6000억원(0.17%)을 증여 받기로 공시했다"며 "이 회장이 장외 매수를 통해 취득한 삼성전자 주식은 1조9000억원 규모이며, 취득 단가 25만500원은 전날 종가 대비 8.0%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는 현 주가가 중장기 성장성과 실적 개선 잠재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저평가 인식을 뒷받침하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