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를 올릴 수는 있습니다. 다만 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낮춰 집을 팔고 나갈 수 있는 퇴로를 열어줘야 합니다.”

제15회 다산 젊은경제학자상을 수상한 조윤호 서강대 경제학과 부교수가 지난 12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제15회 다산 젊은경제학자상을 수상한 조윤호 서강대 경제학과 부교수가 지난 12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제15회 다산 젊은경제학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조윤호 서강대 경제학과 부교수는 지난 12일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얼어붙은 시장에 숨을 불어넣으려면 세금 간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부교수는 조세 및 금융 정책이 가계의 주거와 자산, 부채, 소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조 부교수는 보유세를 높이더라도 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낮춰야 시장의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노년층이 더 이상 서울 한복판의 큰 집에 살 필요가 없는데도 집을 팔 때 세금 부담이 크면 주거 이동을 미루게 된다”며 “거래세가 높으면 가계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주택을 선택하는 데 제약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내려 세수가 부족해진다면 보유세를 올려서 메우는 방식을 고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주 부동산 시장을 분석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은 현상을 분석했다. 호주는 거래세가 매매가의 4~5%로 높은 수준인 반면 보유세는 0%다. 거래세가 높아 호주 부동산 시장이 효율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거래세를 없애고 보유세를 낮춘 경우’를 가정했다. 그는 “거래세를 거두지 않는 경우 가계의 전반적인 만족도와 후생 효과가 높은 것으로 결론이 도출됐다”며 “거래세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 왜곡을 발생시키고 시장 참가자의 최적의 선택을 막는 세제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조 부교수는 “미국의 경우 보유세는 지방정부가 걷어 지역을 발전시키는 데 쓰여서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며 “반면 한국의 종합부동산세는 중앙정부가 걷어 재분배의 용도로 쓰이기 때문에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순히 ‘집값이 오르니 보유세를 올리겠다’는 단편적인 메시지보다 추가로 걷힌 세수를 어떻게 쓸 것인지 등에 대한 큰 그림을 정부가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부교수는 전세 제도를 축소하는 정책이 오히려 집값을 올릴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전세 제도는 세입자에겐 월세보다 주거비 부담이 낮은 선택지인 한편 임대인에겐 전세 보증금을 활용한 자금 조달과 주택 가격 상승 기대를 충족하는 좋은 선택지”라고 정의했다.

조 부교수는 한국 부동산 시장에 특화한 경제학 모형을 만들어 전세 물량이 감소했을 때 집값 변화를 측정한 논문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전세 제도는 집을 매수할 계획이 없는 사람이 사용하는 제도”라며 “전세라는 선택지가 없어진다면 집을 살 계획이 없었던 이들이 집을 매수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집값을 밀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 시장 대신 월세 시장으로 수요가 옮겨가며 월세도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세 제도를 활용해 투기하는 이들은 전세 실사용자에 비해 지극히 소수”라며 “집값 안정에는 오히려 전세 제도가 유용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