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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LF에 따르면 헤지스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약 4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성장했다. 중국 진출 이후 약 20년간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며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규모로 사업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중국 매출은 2021년 약 3870억원에서 2022년 약 3900억원, 2023년 약 4200억원, 2024년 약 4400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600여 개다. 업계에서는 헤지스를 중국 프리미엄 캐주얼 시장에서 랄프로렌 다음으로 점당 매출이 높은 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한다.
헤지스의 중국 내 고객 구성은 국내와 다르다. 한국에서는 20~50대를 중심으로 남성과 여성, 키즈까지 폭넓게 입는 패밀리 캐주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면, 중국에서는 고객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젊다. 오프라인 고객 약 11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30대 초중반이다. 안정적인 소득을 바탕으로 가격보다 품질과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전문직과 중산층 비중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경제력이 높은 화동 지역에서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이 발생한다. 상하이·항저우·난징 등 고소득 전문직과 대기업 종사자가 밀집한 도시에서 판매가 활발하다. LF는 프리미엄 캐주얼이라는 브랜드 위치가 현지 핵심 소비층에 안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이런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는 초기부터 이어온 유통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 헤지스는 2007년 중국 진출 당시 주요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구축했다. 단기간에 매장을 늘리기보다 구매력 있는 고객이 모이는 핵심 상권에서 브랜드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이후 소비 중심이 백화점에서 대형 쇼핑몰과 복합 상권으로 이동하자 주요 도시의 프리미엄 쇼핑몰로 접점을 넓혔다.
입지 검토에는 약 1년 반 이상이 걸렸다. 매장이 들어선 안다즈 호텔 상하이 1층은 일반적인 상업 매물이 아니어서 브랜드 콘셉트와 장기 운영 방향 등을 토대로 입점을 논의했다. 건축·인테리어는 셀린느·생로랑·질샌더 등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십을 설계한 '캐스퍼 뮐러 크니어 건축(Casper Mueller Kneer Architects)'이 맡았다.
매장에는 중국 헤지스 매장 최초로 고객 동선과 체류 시간, 공간별 매출을 자동 분석하는 시스템도 적용했다. 단기 매출뿐 아니라 방문 고객의 특성과 상품·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파악해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하려는 목적이다.
유통 전략과 함께 품질 관리에도 힘을 줬다. 중국 판매가는 국내보다 소폭 높지만, 가격에 맞는 소재와 생산 공정을 적용해 소비자가 구매 가치를 느끼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영국 해리스트위드와 스코틀랜드 원단, 리버티 패브릭 등 유럽 프리미엄 소재를 활용한다. 데님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에 원단을 공급하는 전문 업체와 협업하고, 한국 본사는 봉제와 마감 등 제품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상품 제안도 고객의 생활 방식에 맞춰 세분화했다. 구매력과 충성도를 기준으로 고객을 나누고 핵심 고객에게 고급 상품과 스타일을 제안한다. 과거 매장 이미지를 보여주는 역할에 머물렀던 고급 제품군을 충성 고객이 실제 구매하는 핵심 상품으로 확대했다. 고객의 생활에 맞춘 셋업 스타일링도 강화했다.
봄·여름에는 테니스, 가을·겨울에는 스키 등 프리미엄 스포츠를 중심으로 시즌 컬렉션을 늘렸다. 소재와 품질을 강조하는 데서 나아가 헤지스를 입는 고객의 생활 방식까지 보여주려는 전략이다.
헤지스는 중국에서의 사업 경험을 토대로 대만·베트남·러시아로 진출했다. 최근 홍콩으로 사업을 넓힌 데 이어 2027년에는 태국과 인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의 경쟁력은 단기간의 유행이나 매출이 아니라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제품과 공간, 고객 경험을 오랜 시간 축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며 "헤지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오랜 시간 브랜드 가치를 축적하고 현지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선택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한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