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반도체·AI 호황, 5년 뒤 장담 못해…전력 인프라서 M&A 기회 찾아야"
“인공지능(AI)이 고도화될수록 전력·에너지 분야에서 계속 병목이 생길 겁니다.”

김광석 삼정KPMG 부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AI 수요에 따른 전력 부족 현상은 장기적인 글로벌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과 사모펀드(PEF)가 주목할 유망 투자처로 에너지·발전·인프라·환경 분야를 꼽았다. 그는 “국내에선 당장 지을 수 있는 발전소도 제한적이고 추가 인허가도 쉽지 않아 기존 발전 설비와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인수 및 투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발전·인프라·환경 분야는 진입 장벽이 높고, 10~49% 수준의 소수 지분 투자로도 연 10%대의 안정적인 내부수익률(IRR)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과거 국내에선 세계 최대 PEF인 미국 KKR과 호주의 맥쿼리, IMM, 제네시스PE 등 소수의 PEF만이 이 분야에서 투자 과실을 누렸지만 향후 더 많은 전략적(SI)·재무적(FI) 투자자가 몰릴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최근 진행된 SK그룹의 전력 공급망 계열사 SK멀티유틸리티(SK엠유)·울산GPS 소수지분 매각, SK AI 데이터센터 소수지분 매각에 인수 경쟁률이 높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많은 기업이 반도체와 AI에서만 인수합병(M&A) 매물을 물색하는 현상에 대해선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의 15배에서 20배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는데, 5년 후에는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PEF 입장에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고 인수금융을 받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며 “전력 가격도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기존 대기업도 에너지·발전·인프라 분야에서 고도화된 투자를 하려면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수 지분 매각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에너지·발전·인프라·환경 분야라고 모두 수익률이 고성장 업종에 비해 낮은 것은 아니다. 집단에너지 회사를 인수할 경우 주변의 다른 사업장을 인수해서 상호 간 열연계를 통해 효율적인 발전소 운영 및 비용 감소를 통해 EBITDA를 확대한 사례가 있다. 그는 “이 분야에서 고수익을 내는 방법은 시너지가 발생하는 업체를 추가 인수(볼트온)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라며 “발전소 옆에 소각장이 있을 경우, 열원을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이를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 것도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GS파워가 안양, 부천 등의 발전소와 함께 인천종합에너지, 청라에너지 등 주위 업체를 인수한 것이 그 사례다.

에너지·발전·인프라·환경 등 분야별 M&A 전망에 대해 먼저 그는 “환경 분야에선 소규모로 볼트온할 수 있는 매물이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발전원별로 인수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석탄화력발전은 금융이 불가능한 영역이고 원자력 발전도 실제 공급까진 하세월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발전원은 LNG복합화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태양광과 육상풍력의 경우 추가 인허가가 나오기 어렵고, 민원 이슈도 있기 때문에 기존 매물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스크는 인허가와 민원이다. 그는 “개발 자산의 경우 매각 계약을 하고도 인허가에 문제가 생겨서 딜이 깨진 사례가 있다”며 “법률 실사와 환경 실사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정KPMG는 최근 4년 동안 16건 총 5조6000억원 규모의 에너지·환경·인프라 딜을 성사시켰다. 국내 자문사 중 관련 분야에서 최대 거래 실적(트랙레코드)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김광석 부대표가 이끄는 100여 명의 삼정KPMG 4본부는 2024년 제네시스PE가 보유하고 있던 국내 최대 재활용 포트폴리오 기업인 KJ환경을 약 1조원에 매각했다. 하나증권이 보유한 LNG 및 석탄 발전사 3곳으로 구성된 하나파워패키지도 8400억원에 매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