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는 한·미 동맹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왼쪽부터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 정 원내대표,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는 한·미 동맹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왼쪽부터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 정 원내대표,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연합뉴스
미국이 우리 정부에 북한 미사일 관련 외에는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가 이를 즉각 부인했다. 그럼에도 한·미 관계 경색이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에서 계속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한·미 간 불협화음의 원인으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을 지목하며 이들의 해임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美의 정보 제공 일부 중단 인정

국정원은 11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으로 현재 북한의 미사일 정보만 제공되고 있다’는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 방송은 전날 정부 및 군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북한의 미사일 정보만 제공되고 있다’ ‘미국이 제공하는 대북 정보의 총량이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국정원은 정보 공유가 제한된 일부 정보를 제외하면 북한 미사일·재래식 전력 및 북한 동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 간 정보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한·미 정보 공유는 많은 분야에서 쌍방향 호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의 정보 제공 총량은 줄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 3월 정 장관의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관련 발언에 항의해 북핵 등 일부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국정원의 해명은 이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공유받고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전날 국방부도 “굳건한 대북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한·미 간 정보 공유에는 제한이 없다”며 “일부 공유가 제한된 정보는 대폭 향상된 군의 독자적인 정보 능력을 통해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미 정보당국 간 협업이 삐걱대고 있다는 지적은 최근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6월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회의에 국정원 배제를 요청한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국정원은 “일부 오해가 있었으나 이미 지난 일”이라고 대응했다. 미국이 국정원의 참여를 거부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청래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 보류는 한·미 불화설에 기름을 부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은 당초 미주지역 대사관 국정감사를 위해 이날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비자가 나오지 않아 유럽으로 방문처를 옮겼다.

◇野 “정부가 한·미 동맹 위기 자초”

미국 국무부는 전날 한·미 당국 간 정보 협력이 원활하지 않다는 언론 질의에 “우리는 한국이 수십 년간 이어진 양국 동맹의 기준을 준수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정보 및 방첩 관련 사안과 관련해 그렇다”고 답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동맹의 기준’을 어기고 있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장 대표는 “한·미 동맹이 ‘오해’ 수준을 넘어 ‘파탄’으로 가고 있다”며 정 장관과 이 원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이재명 정부는 외교, 안보, 경제 영역에서 한·미 동맹의 위기를 자초하며 북한과 러시아가 좋아하는 일을 골라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우크라이나가 공개하자 정부가 항의하는 의미로 주우크라이나대사를 귀국 조치한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은 진짜 주적인 북한이 지뢰로 도발하고 군사분계선 이남에 철책을 세우는 데 대해선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우/이에스더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