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부동산 가격이 가계 부채·소비에 미치는 영향 분석
실사구시 정신으로 현실 문제를 탐구한 다산 정약용 선생 이름을 딴 다산젊은경제학자상을 받게 돼 더없이 기쁘다. 학문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아야 한다는 다산 선생의 뜻은 경제학자로서 내가 지향해온 바와도 맞닿아 있다.

나의 연구는 개별 가계의 삶과 선택을 통해 거시경제를 이해하려는 관심에서 출발했다. 경제 전체의 소비와 부채, 자산 가격 변화 뒤에는 서로 다른 소득과 자산, 연령, 주거 여건을 갖춘 가계가 있다. 가계가 소득과 자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주택시장과 금융 제도, 조세·이전 정책이 가계의 경제적 선택을 어떻게 바꾸는지, 선택의 파급 효과가 누구에게 더 크게 돌아가는지 연구해왔다.

평균적 효과에 가려진 가계별 차이를 살피고, 개인의 선택과 제도가 맞물려 시장 전반의 결과를 형성해내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다.

특히 주택은 한 가계 삶의 터전인 동시에 가장 큰 자산이며 부채와 소비, 세대 간 자원 배분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다. 나는 주택 관련 세제가 가계 부채와 소비, 주거 이동과 자산 분배, 나아가 세대별 후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엄밀하게 분석해왔다. 주택 거래세 개편이 부동산 미스매치(가구·주택 규모 불일치)에 미치는 영향, 네거티브 기어링(투자 손실의 급여 공제)의 소득 재분배 효과, 부동산 가격이 가계 소비에 미치는 영향 등이 주요 연구 과제였다. 정책의 의도와 결과가 언제나 같지는 않기에 이론과 데이터 간 차이가 생기는 경로와 분배 효과를 밝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믿는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쌓아온 연구를 한국 사회의 구체적 문제와 더욱 긴밀히 연결하고 싶다. 전세시장과 가계 부채, 노인 빈곤과 세대 간 격차 등 많은 사람 일상에 직접 닿아 있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이를 한국만의 특수성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국제 학계가 함께 논의할 연구 의제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한국에서 연구와 교육을 이어갈 기회를 준 서강대 경제학과에 깊이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연구의 기쁨과 어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해준 아내에게 감사하다. 유학 시절 내가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새벽마다 기도해주신 어머니, 한결같이 믿고 지지해주신 아버지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