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글로벌’ 도쿄 오모테산도 플래그십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더현대 글로벌’ 도쿄 오모테산도 플래그십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이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과 손잡고 국내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의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선다. K콘텐츠 수출 플랫폼 ‘더현대 글로벌’로 쌓은 일본 시장 경험을 발판 삼아 중소 K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 문턱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 콘진원 손잡고 패션 브랜드 수출길 넓힌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콘진원과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해외 진출 활성화 및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과 김윤지 콘진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양측은 성장 잠재력이 큰 K패션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 주요 거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대백화점은 해외 유통망과 현지 매장 운영 역량을, 콘진원은 상품 운송·수출 비용과 홍보를 맡는 구조다.

정지영 사장
정지영 사장
첫 팝업스토어는 일본 도쿄 파르코 시부야점의 더현대 정규 매장에 마련됐다. 슈즈 브랜드 ‘야세’를 시작으로 ‘베르소’ ‘에스이오’ ‘리이’ ‘노앙’ 등 5개 브랜드가 2주씩 순차적으로 팝업을 열었다. 참가 브랜드는 지난 4월 콘진원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선발됐다. 양측은 2차 공모와 심사를 거쳐 참가 브랜드를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진출 국가도 넓힌다. 현대백화점은 연내 프랑스 파리 등 유럽에서 K패션 팝업스토어를 열기 위해 현지 리테일 기업과 협력을 추진 중이다.

현대백화점이 민관협력의 핵심 파트너로 낙점된 데는 2024년부터 운영해 온 더현대 글로벌의 성과가 작용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파르코 시부야점에 정규 매장을, 일본 온라인 패션몰 ‘누구(NUGU)’에 더현대 글로벌관을 열었다. 최근에는 도쿄 오모테산도에 첫 플래그십 정규 매장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더현대 서울’로 검증된 공간 큐레이션 역량과 K브랜드의 인기가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모테산도 매장은 서울의 역동성과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인테리어에 담아 서울 문화를 경험하려는 현지 2030세대를 겨냥했다. 중소 브랜드가 해외 진출 때 부딪히는 통관·물류·매장 운영·현지 마케팅을 현대백화점이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매장에는 일본은 물론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유통사 60여 곳 관계자들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일본을 넘어 대만, 홍콩 등으로 더현대 글로벌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2030년까지 아시아 주요 거점에 플래그십 매장 10여 곳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지난 7월에는 대만 신광미츠코시 백화점에서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썸웨어버터, 슬로우앤드, 아떼, 23.65, 마티레 등 6개 브랜드를 포함해 총 13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정지영 사장은 “더현대 글로벌을 운영하며 한국의 브랜드들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기반을 다져왔다”며 “브랜드 발굴·인큐베이팅 역량과 콘텐츠 기획력을 바탕으로 K브랜드의 글로벌 생태계 확장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