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전선 미국 생산 판매법인 LSCUS 공장.  LS 제공
가온전선 미국 생산 판매법인 LSCUS 공장. LS 제공
LS그룹이 ‘전기의 명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특히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2022년 취임한 이후 인공지능(AI) 전력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기업으로 사업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그룹 자산 50조원 조기 달성”

'AI 인프라' 전력망 짜는 LS…美 빅테크에 전기터널 뚫는다
LS그룹은 전기동 생산부터 송전·변전·배전까지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공급망을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턴키(일괄 공급) 솔루션’을 담당하는 주요 계열사로는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이 꼽힌다. 두 회사는 해저케이블을 생산한 뒤 포설까지 한꺼번에 진행하는 턴키 솔루션을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초고전압 직류송전(HVDC) 변환용 변압기 생산 노하우를 살려 대규모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LS MnM은 주력 제품인 전기동을 뉴욕상품거래소에 등록해 시장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가온전선은 빅테크 기업과 버스덕트(대형 전기 통로) 계약을 잇달아 맺었다.

구자은 회장
구자은 회장
성과는 가시화하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2월 북미에서 7000억원 규모의 초고압 케이블을 공급했고, 영국 국영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와 40조원 규모의 HVDC 케이블 시스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케이블 누적 수주 잔고는 총 8조5000억원에 달한다. 가온전선은 빅테크를 상대로 약 5조원 규모의 버스덕트 장기공급계약(LTA)을 맺었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해 6월 튀르키예의 테르산 조선소와 협업해 케이블 적재 중량 1만3000t, 총중량 1만8800t의 초대형 HVDC 포설선을 건조하고 있다. 또 LS MnM은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2위 규모인 울산 구리 제련소를 통해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LS그룹의 재계 순위는 2021년 16위에서 지난해 14위로 뛰었다. 지난해 말 기준 그룹 총자산은 43조5441억원이었다. LS그룹은 구 회장이 내건 자산 50조원 달성 시점이 당초 목표인 4 년 뒤에서 올해로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구 회장은 2022년 취임하며 25조원대에 달하는 그룹 전체 자산을 2030년 50조원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그룹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조5280억원, 1조717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구자은 ‘양손잡이 경영’ 빛 발해

LS그룹의 성과는 구 회장이 직접 드라이브를 건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양손잡이 경영’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양손잡이 경영은 기존 주력 산업인 전기·전력·소재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구 회장은 현장 밀착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앞서 취임식에서 “기존의 모든 에너지원이 전기로 바뀌는 ‘전기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곧 전력 산업인 만큼, LS에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오고 있다”고 선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지난달 18일 경기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제5회 ‘LS 퓨처데이’에 참석해 “변화의 속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속도를 누구보다 먼저 즐기는 LS가 돼야 한다”며 “사무실과 제조 현장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제품과 서비스에도 AI를 더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LS 퓨처데이는 2022년 구 회장 취임과 함께 시작된 행사로 신사업 아이디어와 연구개발(R&D)·업무 혁신 성과를 그룹 차원에서 공유하는 자리다. 그는 최근 경영진 메시지를 통해 “미래 불확실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체질을 갖춰야 한다”며 내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 전환(AX)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초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는 AI를 활용해 신속히 처리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자”고 말했다. 이에 LS그룹은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인 ‘LS GPT’를 비롯해 ‘LS Biz 인텔리전스’, ‘HR AI 에이전트’ 등을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대폭 강화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