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6에서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를 주제로 AI리빙 경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모델이 지난 9월2일부터 6일까지 독일 훔볼트 카레에 있는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마이크로 RGB TV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6에서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를 주제로 AI리빙 경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모델이 지난 9월2일부터 6일까지 독일 훔볼트 카레에 있는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마이크로 RGB TV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가전과 스마트 기기를 단순 연결하는 ‘인공지능(AI) 홈’의 경계를 넘어섰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필요에 맞춰 여가와 건강관리 등 일상 전반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AI 리빙’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일상과 공간 전체를 지능화하겠다는 승부수다. 완제품 생태계의 패러다임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행보가 실리콘밸리와 유럽, 서울을 잇는 거점들에서 본격화하고 있다.

◇“AI는 일상의 모든 공간을 바꾼다”

삼성전자, 로봇·가전·공간 아우르는 'AI 리빙' 생태계 구축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SRA)에서 글로벌 기술 인재들을 초청해 ‘2026 테크 포럼’을 열었다. 글로벌 IT 기업 리더급 개발자와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 등 8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사장을 비롯해 이원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윤장현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최원준 모바일경험(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올해 초 CES 2026에서 제시된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Your Companion to AI Living)’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자리였다.

기조연설을 맡은 윤 사장은 차세대 AI 기술과 로보틱스의 융합이 불러올 새로운 산업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어 노 사장은 “AI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대세”라며 “소비자의 일상이 이뤄지는 모든 공간에서 지능화·초개인화된 경험을 구현하고, 물리적 제약을 넘어선 혁신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에게 최고의 AI 경험을 제공하는 진정한 동반자가 됨으로써 AX(AI 전환) 시기를 리드하는 선도기업으로 확실히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글로벌 현지 맞춤형 ‘AI 가전’ 공세

이재용 회장
이재용 회장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6이 열린 독일 베를린 전시장에서도 삼성의 전략은 명확했다. 삼성전자는 강력한 보안 플랫폼인 삼성 녹스의 철저한 안전성을 기반으로 집안 공간을 자율적으로 인지하고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여기에 전기세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AI 절약모드’와 빅스비를 활용한 정교한 보이스케어 기능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진정한 스마트 디바이스 연결 경험을 증명해 보였다.

해외 시장의 특성을 세밀하게 파고드는 현지화 전략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인도 등 글로벌 주요 거점에서 가전 테크세미나 ‘더 브리프’를 연이어 개최했다.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토대로 가사 노동의 부담을 덜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특히 고온다습한 현지 기후와 가족 중심의 독특한 돌봄 문화 등 지역별 특성을 치밀하게 반영한 맞춤형 AI 가전 솔루션을 시연하면서 현지 업계 관계자의 주목을 끌었다.

◇‘에이전틱 AI’로 완제품 생태계 장악

글로벌 현장 행보의 이면에는 탄탄한 기초 기술 연구가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에서 ‘삼성 AI 포럼 2026’을 개최하며 완제품 생태계의 두뇌가 될 차세대 AI 패러다임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이번 포럼의 화두는 단연 ‘에이전틱 시프트: 지능에서 임팩트로’였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자율 의사결정을 내리는 에이전틱 AI와 가상 세계를 넘어 실제 물리적 세상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인지·제어하는 피지컬 AI를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직결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특히 피지컬 AI 세션에선 최근 로봇업계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월드 모델 및 로봇 기반 모델의 명확한 가능성과 한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독보적인 연구 성과가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이와 함께 이전의 지식을 망각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정보를 신속하게 학습하고 신뢰성 있게 기억을 편집하는 사용자 맞춤형 AI 기술이 소개됐다.

나아가 제품이 소비자에게 팔린 이후의 실사용 경험과 불편 사항을 스스로 분석하고, 이를 피드백 삼아 능동적으로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자가 진화 AI 기술까지 제시되면서 삼성전자가 그리는 스마트 생태계의 지능이 한 차원 더 진화했음을 증명했다. 가전과 모바일을 넘어 로봇과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삼성전자의 초연결 AI 생태계가 글로벌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포럼과 글로벌 거점 행보를 통해 삼성전자는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소프트웨어와 피지컬 AI를 아우르는 종합 생태계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했다”며 “특히 실사용 경험을 기반으로 스스로 진화하는 에이전틱 AI 기술은 향후 글로벌 가전 및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차지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